처음에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좀 있으면 괜찮아지겠지...'하고 눈물약과 안약을 몇 번 넣고는 하루 종일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등 기존의 생활 패턴을 그대로 고수했다.
특히 어제는 전자기기를 굉장히 많이 사용했다. 학교에서 수업하느라, 업무처리하느라 최소 6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게다가 요새 아이들이 학교에 일주일에 한 번 오는 바람에, 과제 검사(특히 데일리 리포트)도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하고 있다. 과제 검사한다고 시도 때도 없이 전자기기를 들여다보는 바람에 눈이 더 혹사되었나 보다.
일을 다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이제는 휴식을 취한답시고 폰을 들여다보았다. 각종 뉴스, 실시간 검색어, 브런치 댓글 등을 보며 눈을 혹사시켰다. 도저히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어, 기존의 10시에 있던 산책시간을 7시로 옮기고 아내와 산책을 갔다. 전자기기에서 벗어나니 그나마 나았다. 하지만 산책을 하고 돌아오니, 또 폰으로 브런치 확인, 아이들 과제 확인, 웹 서핑을 하고 있는 나란 인간이란... 눈이 아픈데도 불구하고, 또 습관적으로 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어제 잠자리에 들기 일보 직전까지도 아픈 눈을 가늘게 뜨며, 브런치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헉... 눈을 뜰 수가 없다. 마치 눈이 뜯어질 것만 같은 고통이 든다. 깜짝 놀라 안약을 넣었지만 약발이 잘 들지 않았다.
'안 돼... 글 써야 하는데...'
오늘만큼은 정말 글쓰기가 싫지만, 매일 아침 글 한편을 쓰기로 독자들과 약속을 했기 때문에 의무감으로 컴퓨터를 켰다. 아픔을 줄이고자 눈을 최대한 가늘게 뜬 채 글을 썼다.
오늘 학교에서 제대로 수업이나 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내가 만약 며칠 전 처음으로 내 눈이 나에게 혹사당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을 때, 그 신호에 귀 기울여서 미리 대처를 했다면 어땠을까? 최근 며칠 만이라도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을 의식적으로 줄였다면 어땠을까? 아니면 최소 어젯밤이라도 밤에 스마트폰을 보는 대신에 눈찜질을 하며 눈에게 휴식을 줬다면 어땠을까? 극심한 후회가 자책감이밀려왔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인데 어쩌겠는가...
'하... 지금이라도 관리하자. 늦었다고 생각한 순간이 가장 빠른 때라고 하지 않는가?'
당장 오늘부터라도 나의 눈에게 휴식을 선물해주기로 했다. 일단 이 글을 다 쓰자마자, 출근 전 눈찜질을 하려고 한다.(글이 짧은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ㅠㅠ) 학교에 가서도 오늘만큼은 전자기기를 멀리하려고 한다.(하지만 업무를 하려면 또 컴퓨터를 사용해야 하는 딜레마...) 이제 집에서는 웬만하면 스마트폰을 보지 않으려 한다. 오늘 아내와 같이 스마트폰 프리 시간을 한 번 의논해봐야겠다.(아내도 최근에 전자기기 사용이 많아지면서 눈이 아프다고 함...)
건강관리도 실력이다. 며칠 동안 눈이 보내오는 신호를 무시하다, 자칫하면 오늘 하루를 통째로 날릴 판이다.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관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