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에서...
이 글은 작년 6월 낙산사 템플스테이에 가서 나에게 쓴 편지다. 편지는 6개월 정도가 지난 어느 날, 낙산사에서 보내준다고 했다. 그리고 작년 12월 어느 날, 나는 과거의 나를 만났다.
이 편지를 받을 때쯤이면 나는 어디에 있을까? 결국 부산에 내려갔을까? 아니면 지금까지도 내려가야 하나 고민 중일까? 도저히 예상을 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어떤 선택이 옳은지도 알 수 없다. 만약 부산에 내려갔다면 나는 이 편지를 받을 때까지 낙산사에 가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결정을 했던지 그때의 내 삶이 지금보다는 나아졌기를 바라본다. 좋은 직장, 높은 연봉, 좋은 차를 가진 그런 삶 말고, 마음이 평안한 그런 삶. 이 편지를 받을 때까지도 내 마음이 평안하지 못하다면 그때부터라도 다시 노력해야겠지. 이곳에서 108배를 하며 마음속으로 기도했던 것들을 잊지 말자.
사소한 것에 집착하지 말고, 그냥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자. 그저 그 마음이면 된다. 사람의 마음은 죄가 없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 2019년 6월 어느 날, 낙산사에서 -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나는 그의 예상 범위 내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