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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갓 Oct 02. 2020

기다림

 기약 없는 기다림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일지도 모르겠다.  번도 외롭지 않았던 적이 없는 사람이 괜찮은  살아가는 것처럼. 나는  오래도 기다렸다.  솔직히 이제는 내가 그동안 무엇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기다림은 끝나지도 않았다.
  기다림이 끝난다고 해도 그것은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니다. 그것은 결국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그래서 나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동시에 그것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 나의 밤은 항상 기대감과 두려움이 공평하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앞으로  얼마나 무언가를 기다리게 될까? 내가  기다림을 끝내버리면 상황이 조금은 나아질까? 두렵다.
 나는 비가 내리기를 기다린다. 겨울은 너무나도 짧았다. 다시 봄이 오고, 여름이  것이다. 나는  시간들을 이겨낼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다. 벌써부터 두렵다. 아마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 되지 않을까?
 나의 하루는 작년의 그것과 같다. 거의 달라진 것이 없다. 그렇기에  미래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고, 놀랄만한 일이 일어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지금처럼.
 누군가는 인생을  낭비하냐고 비난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차피 인생이라는 것은 끝나기 마련이다. 그것이 끝난  남들의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기억이나   있을지 모르겠다. 결국 모든 것이  끝나버리면 열심히 살았든, 막살았든, 낭비를 했든,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의미가 없냐고 하는  결국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만약 운이 좋아서(혹은 나빠서)  인생에 대한 기억을 갖고 죽게 되더라도 상관없다. 나는  인생을 낭비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나는  나름대로 하루를,  순간을, 치열하게 지워나가고 있다. '하루는 죽을  같다가도 하루는 살만해 . 하루는 미친  같다가도 하루는 멀쩡해 하루는 힘들기만 ' 라는 노래 가사처럼.
 그래 그걸로 됐다. 나는 언젠가 내게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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