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새끼는 가오를 잘 잡았다.
그 가오가 어쩔 수 없는 위계의 상하에서 통용되는 것임을 때로는 악용하고, 때로는 동정표를 사면서.
그렇게 곧잘 잡았다.
가오가 가오인 줄 알아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원래 가오란 일본에서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얄팍한 것. 가오가 가오인 줄은 조금만 지내보면 아는 법. 아무리 우둔한 자라도 강산이 변할 때 즈음에 종국에는 아는 것.
가오에는 예의가 없다. 배려가 없다. 제멋대로 추는 망나니 칼춤이다. 타자가 침묵할수록 가오는 거만해진다. 그 침묵이 주는 무언의 메시지를, 정작 가오 잡는 새끼는 모른다. 그 새끼만 모른다.
인정하지 못하는 똥자존심에서 오는 개뼈다귀처럼 알량한 자존심, 그것이 바로 가오의 민낯이다. 함부로 잡아서도, 도를 넘게 잡아서도 안 될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