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작가 Sep 26. 2022

기생수

쫌 그만합시다, 예?


어느 과수원에나

기생수는 있지.


건장한 나무 옆에 붙어

양분을 빨아먹는 흡혈귀


어린 그루터기가 잘 자라도록

안심을 시키고 또 시켜

본인이 숙주인 걸

알아차리지 못하게


기생수는 그래서

차분해 고요해 음침해

숙주가 아차 싶어 대가리를 쳐들면

이때다 하고 괴기한 이빨을 드러내지


군락에 숨어 엿보고 힘 있는 숙주만을 찾는

기생수는 어디에나 있지

그리고 암암리에 우릴 옥죄지

그 사실을 모르는 우린, 숨이 죽은 숙주나물

작가의 이전글 취했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