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막히는 지금 나에게 머물러 있는
이 시간을 잠시 벗어나고자 무작정
걷는다
걷다 보면
내 주위를 지나가는 사람들 표정이
한결같이 밝기만 하네
왜 나만 웃지 못하는 걸까
왜 나만 힘들어하는 걸까
왜 나만 흔한 사랑 한 번 제대로 못하는 걸까
왜 나만 그럴까
걷다 보면
자꾸만 세상과 동떨어져 사는 거 같아서
서러움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어느새 눈물이 시야를 흐려 제대로 걷지
못해 잠시 주저앉아서 흐느낀다
한참을 그렇게 흐느끼고 나면
자신을 다독이며 난 다시 일어나 걸어간다
사회란 전쟁터에서
난 살아 남으려고 무던히 애쓰고 또 애쓴다
그럴수록 난 점점 지쳐가고 있지만 포기하기에는 희망이란 등불이 길 잃은 내 앞을 비춰준다
걷다 보면
뿌연 안개에 싸여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내 인생
가끔은 정답에 가까운 답을 찾을 때도 있다
그래 바로 그거야
바보같이 왜 그걸 생각하지 못했지
그렇게 하면 쉽게 풀리는데
그동안
난 살아 남으려고만 무던히 애썼지
어떻게 살아갈 건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떻게 살아갈지도 생각하지 않으면서
자꾸만 살아 남으려고만 발버둥 쳤으니
빈 그릇을 들고 바로 앞에 있는 따뜻한 밥을 스스로 퍼서 먹지 못하고 배고프다고 밥을
퍼주기 기다리는 철없는 아이와 뭐가 다를까
걷다 보니
어느새 난 집 앞에 와서야 걸음을 멈추고
답도 없고, 막막하기만 했던 내 인생에
작게나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답을
찾을 때도 있더라
살아가려고 생각하고, 노력하다 보면
살아남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난
무거운 내 인생의 짐을 적게나마 덜어내고
다시 내일을 향해서 또다시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