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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에물들다 Feb 23. 2016

걷다 보면

숨이 막히는 지금 나에게 머물러 있는

이 시간을 잠시 벗어나고자 무작정

걷는다


걷다 보면

내 주위를 지나가는 사람들 표정이

한결같이 밝기만 하네

 

왜 나만 웃지 못하는 걸까

왜 나만 힘들어하는 걸까

왜 나만  흔한 사랑 한 번 제대로 못하는 걸까

왜 나만 그럴까


걷다 보면

자꾸만 세상과 동떨어져 사는 거 같아서

서러움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어느새 눈물이 시야를 흐려 제대로 걷지

못해 잠시 주저앉아서 흐느낀다


한참을 그렇게 흐느끼고 나면

자신을 다독이며 난 다시 일어나 걸어간다


사회란 전쟁터에서

난 살아 남으려고 무던히 애쓰고  또  애쓴다

그럴수록 난 점점 지쳐가고 있지만  포기하기에는 희망이란 등불이 길 잃은 내 앞을 비춰준다


걷다 보면

뿌연 안개에 싸여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내 인생

가끔은  정답에 가까운 답을 찾을 때도 있다


그래 바로 그거야

바보같이 왜 그걸 생각하지 못했지

그렇게 하면 쉽게 풀리는데


그동안

난 살아 남으려고만 무던히 애썼지

어떻게 살아갈 건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떻게 살아갈지도 생각하지 않으면서

자꾸만 살아 남으려고만 발버둥 쳤으니

빈 그릇을 들고 바로 앞에 있는 따뜻한 밥을 스스로 퍼서 먹지 못하고 배고프다고 밥을

퍼주기 기다리는 철없는 아이와 뭐가 다를까


걷다 보니

어느새 난 집 앞에 와서야 걸음을 멈추고

답도 없고,  막막하기만 했던 내 인생에

작게나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답을

찾을 때도 있더라


살아가려고 생각하고, 노력하다 보면

살아남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난

무거운 내 인생의 짐을 적게나마 덜어내고

다시 내일을 향해서 또다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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