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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에물들다 Feb 16. 2016

무소식이 희소식이 아닐 때도 있더라

어제  모임을 마치고  친한 동생과 둘이서 커피 한잔을 마셨다.  몇 달 전에  4년 사귀던 사람과 이별을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힘든 내색도 없이  제법 잘 지내는 거 같아서 안심이 되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내가 먼저  잘 지내는 거 같아서 다행이다 했더니 잠시 아무 말이 없더니 고개 숙여서 들지는 못했다.  얼른  동생 곁으로 가서 왜 그러느냐 물었더니 그때부터 울먹이다가  토해내듯 왈칵  내 품에 안겨서 울기 시작했다.


그때 깨달았다

동생이 그동안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내 일이 바쁘고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자고  괜찮은지 물어보지 않은 핑계가  말로는 제일 아낀다는 10년 지기  동생을  제대로 위로하지 못한 거 같다.  


가끔  사이버 공간에 들어와 이별 때문에 아파하는 분들 보면  예전 내 모습을 보는 거 같아 안쓰럽고 곁에 있으면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안타깝게도 제일 가까이 있는 동생의 아픔을 모른척한 거 같아서 나도 같이 눈물이 났다.


왜 여태껏  힘들다고 말을 하지 않은 거야

언니도 힘든 일 많은데 나까지 보탤 수 없잖아 하는 친한 동생의  예쁜 마음 앞에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오래도록 연락이 없다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가끔은 내가 먼저  잘 지내는지 연락을 해봐야겠다

그리고  내가 먼저  가까운 지인에게 요즘 어떨게 잘 지내는지  별일은 없는지 물어보기도 하면서 살아야겠다.  


각박한 세상일수록  경제적인 부분은 나눌 수 없겠지만

마음만큼은 충분히 나눌 수 있기에  너무 식기 전에 아직 식지 않은 내 마음의 정을 많이 나누어 주고  더 따뜻한 마음을 마음에 넣어둔 보온병에 채워 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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