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임을 마치고 친한 동생과 둘이서 커피 한잔을 마셨다. 몇 달 전에 4년 사귀던 사람과 이별을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힘든 내색도 없이 제법 잘 지내는 거 같아서 안심이 되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내가 먼저 잘 지내는 거 같아서 다행이다 했더니 잠시 아무 말이 없더니 고개 숙여서 들지는 못했다. 얼른 동생 곁으로 가서 왜 그러느냐 물었더니 그때부터 울먹이다가 토해내듯 왈칵 내 품에 안겨서 울기 시작했다.
그때 깨달았다
동생이 그동안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혼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내 일이 바쁘고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자고 괜찮은지 물어보지 않은 핑계가 말로는 제일 아낀다는 10년 지기 동생을 제대로 위로하지 못한 거 같다.
가끔 사이버 공간에 들어와 이별 때문에 아파하는 분들 보면 예전 내 모습을 보는 거 같아 안쓰럽고 곁에 있으면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안타깝게도 제일 가까이 있는 동생의 아픔을 모른척한 거 같아서 나도 같이 눈물이 났다.
왜 여태껏 힘들다고 말을 하지 않은 거야
언니도 힘든 일 많은데 나까지 보탤 수 없잖아 하는 친한 동생의 예쁜 마음 앞에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오래도록 연락이 없다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가끔은 내가 먼저 잘 지내는지 연락을 해봐야겠다
그리고 내가 먼저 가까운 지인에게 요즘 어떨게 잘 지내는지 별일은 없는지 물어보기도 하면서 살아야겠다.
각박한 세상일수록 경제적인 부분은 나눌 수 없겠지만
마음만큼은 충분히 나눌 수 있기에 너무 식기 전에 아직 식지 않은 내 마음의 정을 많이 나누어 주고 더 따뜻한 마음을 마음에 넣어둔 보온병에 채워 넣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