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모른다.
키보다 양팔을 펼친 길이가 더 긴 이유?
늦게 출근하는 날이면 오전에 TV를 보다가 출근을 한다. 오늘은 유퀴즈 재방송을 보는데 다른 프로를 통해 팬심을 갖게된 푸른눈의 두봉신부님이 나왔다. 신부님을 보면 행복해진다. '기쁘고 떳떳하게'를 삶의 모토로 사시는 94세의 참 어르신이다. 신부님은 사람들은 보통 키와 양팔길이가 비슷한데 자기는 차이가 많이 난다며 몸을 펼쳐보이신다. 키는 160인데 양팔의 길이는 180이란다. 즉 세로와 가로를 말한다. 대단한 차이다. 이렇게 차이가 많은 이유는 청소년기에 집이 가난해서 먹을 게 없었다고 한다. 못 자란 것이다.
양팔의 길이가 키보다 긴 현상을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타당한 말씀이시네' 하면서 엄마생각이 났다. 우리 엄마도 신부님처럼 본인키보다 양팔이 더 길다. 젊은 시절 한복을 맞추러가면 남들보다 팔이 더 길다는 소리를 매번 들으셨다고 한다. 그런데 울엄마는 마치 팔길이가 주변사람을 포용할수 있는 그릇인 것처럼 말씀하신다. '옛말에 이런 소리가 있어'라는 단서를 달면서 말이다. 몇년에 한번씩 듣는 말인데 우리형제들은 아무도 대꾸하지 않는다. 그냥 엄마의 신체적 특징인가보다 하는것 같다.
나는 한번도 양팔의 길이와 키를 묶어서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의구심을 가져본적이 없기에 누군가와 이것에 대해 나눠본적도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냥 자연스럽게 들은 엄마의 말이 '이상하다(?)' 생각만 했다.팔길이에 못미치는 키에 대해 상식적인 사고조차도 못했다. 오늘 아침 신부님 말씀을 듣고서야 우리엄마도 못 자란거구나를 인식하게 되었다. 엄마를 참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