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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소장 Feb 03. 2022

치통이 낫지 않은 이유를 찾았다.

알았다는 엄마의 말을 귓등으로 들어야겠다.

엄마는 임플란트 제거 수술을 하신지 보름이 지났다. 아프기는 두달전부터다. 참을성으로 치면 국가대표급에 해당하실 분이라 쉬면 나을거라고 병원을 굳이 굳이 안가신다. 급기야 내가 소리치고 남편은 암일지도 모른다고 협박까지 해서야 겨우 동네 치과에 모시고 갔다. 10년전에 해넣은 임플란트가 부러져서 염증이 생긴것이다. 제거를 해야했다. 


골다공증도 없고 지병도 없어서 병원에서 제거수술이 잘됐다. 그런데 보름이 지났는데도 계속 아프다고 하신다. 병원에선 다른 문제는 없다고 한다. 2주동안 병원처방약을 드셨는데도 통증이 가라앉지를 않는다. 병원에 다시 가봐야 하는걸까? 연세가 많으셔서 그런건가? 걱정이 됐다. 1주만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엄마는 명절전날 아들집으로 가신다. 이사갈듯이 짐을 챙기시는게 기분이 업되신것 같다. 마음이 수시로 변하시기에 명절지나면 다시 오시겠거니 했다. 다 챙기고 엄마방을 들여다봤더니 테이블 한가운데 **병원 약봉지가 보인다. 일주일치 약이 그대로 있다. 웬일? 너무 이상했다. 그렇게 아프셨는데 왜 약을 안드셨을까? 동생에게 건네 주었다. 


명절을 지내고 어제 저녁에 오셨다. 통증이 거의 다 사라졌다며 웃으신다. 이유를 물어보니 약 드시는걸 잊었다며 계면쩍어 하신다. 치매인가? 평상시에도 목소리는 나의 엄마가 맞지만 어떤 행동을 선택할때는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앞으론 엄마의 '괜찮어' '알았어' '내가 알아서 할께'와 같은 말들은 다 귓등으로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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