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by 감정수집

말 한마디 없이 떠나다니
그리 힘들었니
괜찮아
네가 그래 편하다면
나도 그게 좋을 테야




2011년 어느 날
누군가 자전거를 훔쳐 갔는데
이상하게도 이별한 것 같은,
자전거가 날 떠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때 자전거를 좀 무식하게 탄 이유로
그런 기분이 들었으려나?

장시간 자전거를 타다 보면 어느 시점
"아 지금 자전거에서 내리면 집에 못 간다"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내리면 걷지도 다시 타지도 못하고
그냥 주저앉을 것 같은 그런 기분 말이다.
그 시점 분명
나는 자전거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댔을 거다.
그래서 내가 자전거에 애착심을 가졌나 보다.

누군가 자전거를 훔쳐 간 것이 사실이겠지만
나는 마치 자전거가 나를 떠난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며 이별의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이별에 이은 다음 감정은 안도감이었다.
네가 그게 편하다면 "그게 좋겠다"
라는 안도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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