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100자 쓰기

함께쓰기 1주 차

by 감정수집

한 달 정도 전부터 나가는 독서모임에서 소모임으로 '함께쓰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평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주어진 주제로 100자 쓰기 숙제가 주어집니다. 지난주 주제는 사진이었는데요. 정해진 순서에 따라 사진을 포스팅하면 100자 내외의 댓글을 남기는 과제입니다.




apartment-architecture-chairs-987757.jpg <월요일 100자 쓰기 사진>

투쟁의 역사를 간직한 이곳, 누가 옳았으랴?
결국 남은 자가 정답으로 불리우는 것일 뿐이다.

그도 우리도 평화를 꿈꿨다.
단지 서로의 평화가 조금 달랐을 뿐.
누구도 틀리지 않았다. 그저 조금 달랐을 뿐.
운좋게 마지막이 된 내가 그대들에게 안식을 보낸다.

전쟁을 떠올렸습니다. 전쟁이라면 결국 명분 싸움이겠죠. 어떤 사상의 싸움에서 승리한 자가 대립관계에 있던 자들의 사진이 걸린 방을 방문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사상의 충돌이란 결국 누구도 정답이 아니지 않을까요? 남아 있기에 그것이 정답이라고 불리는 것일 뿐. 그래서 운 좋게 남은 승리자가 패배한 사람들에게 안식을 보내는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화요일 글쓰기.jpg <화요일 100자 쓰기 사진>

“이게 뭐야 이걸 어떻게 먹으라고!”
그는 말없이 썰기만 했다.
“햄버거를 왜 비벼 먹게 만드는 거야! 오늘 왜 이러는 거야!”
사실 햄버거는 맛있었는데, 괜한 심술이었다. 요즘 둘 다 바쁜걸 알면서도 무언가 확인하고 싶었나 보다. 말없이 앉아 미소로 답하는 그와 심술부리는 나, 지난 우리의 시간이 이 상황을, 모든 상황을 익숙하게 만들었다.
단 하나 익숙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슬쩍 내 손을 잡고 문 밖을 나서는 그의 뒷모습은 아직도 설레는 것이다. (내가 여자라면?)

어떤 연인이 매우 바쁜 회사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자는 서로 모두 바쁜 걸 알지만 괜히 남자 친구에게 짜증 내고 싶었습니다. 상당히 오랜 연인이라 남자는 그 상황이 익숙하다는 듯 웃음으로 대답합니다.


IMG_6869.jpg <수요일 100자 쓰기 사진>

“출근하는 중 아냐? 어쩐 일로 전와래?”
“날씨가 너무 좋아서 떠올랐지 뭐야”
“전화 좀 하랄 땐 안 하더니 날씨 때문에 내가 생각났냐? 이젠 날씨한테도 질투심 생기네”
“아침 햇살이 말이야... 음, 누구는 출근하기 싫다고 죽상 쓰는 출근길일 텐데, 그걸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아름다움을 알지 않을까?”
“뭐래, 야 나 지하철이야 쓸데없는 소리 말고 끊어”
“아니 아니 그런 게 아니고, 우리도 꽤 오래 만났잖아. 누가 보기엔 그저 그런 일들을 겪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아침햇살같이 우리만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아주 소소한 일들이 떠올랐단 말이지”
“그래서 추억을 많이 만들라 잖아 오래 사귀려면, 뭘 처음 말하는 것처럼 부풀리냐”
“응 그렇지, 그런데 네게도 나만 볼 수 있는 모습들이 있단 말이야, 그러니까 그런 사소한 것에도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준 네가 먼저란 말이었어”

오랫동안 만나다 보면 아마 꼴도 보기 싫을 때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여자 친구의 사소한 습관, 누구나 있는 습관... 아주 사소한 것 사랑을 느끼는 걸 보면 사랑이란 것도 마음가짐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 하늘을 보며 그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것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사람뿐. 그러니 결국 자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가르쳐 준 사람은 여자 친구란 말이었습니다.


1524222396221.jpg <목요일 100자 쓰기 사진>

잦은 봄바람 나뭇가지 부대끼며
만개한 꽃들이 축제를 벌인다

:꽃님들 안녕하신가요?
:벌써 자유를 찾아 떠나시는군요?
:저는 더 춤추려고요.
:하늘님 울면 슬픔 나누려고요.

바람 섞인 눈물 나리면
마지막 꼭 잡던 손 놓은 꽃들이 흐른다
훗날 기약하며 스민다

봄바람맞는 벚꽃나무를 떠올렸습니다. 하늘하늘 흔들리는 꽃들이 춤추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리 춤추며 떨어지는 꽃들도 있고, 봄비 내리면 떨어지는 꽃들도 있습니다.
하늘님이 운다는 건 봄비가 내린다는 의미죠. 봄비가 내리면 나뭇가지 꼭 잡고 있던 꽃들이 결국 떨어지고 맙니다. 그리곤 내년을 기약하며 땅속으로 돌아가죠.



100자 쓰기이긴 한데, 글 쓰는 것보다 100자 맞추는 게 더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적히는 대로 적어버렸지요. ㅎㅎ


제일 마음에 드는 건 목요일 100자 쓰기입니다. 고민을 가장 많이 한 글이지요. 은근스레 시간 표현도 사용해 봤고, 시 면서도 소설처럼 지문과 대화가 있는 것 같아 보이죠. ㅎㅎ 뭐, 어떨지 몰라도 개인적으론 만족합니다.


다음 주는 음악으로 100자 쓰기인데 아주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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