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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콜콜 Jul 12. 2018

너를 가득 채워

#018_이질감

"가끔 네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분명 대화 중인데도 넌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아. 왜 이렇게 거부감 드는 걸까? 난 너와 대화할 때 네가 항상 감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말할 수 없는 비밀 같은 게 아니라 네 속마음 말이야. 입밖에 나오는 소리가 마음과 닿아있다고 느껴 보지 못했어. 눈은 나를 응시하지만 그건 그저 껍데기 일 뿐이야. 네 손짓, 목소리, 움직임 모든 게 이질적으로 다가와.


우리가 진짜 친구일까? 오랫동안 봐 왔다고, 네 어린 시절을 다 알고 있다고 해서 우리가 진정 가까운 사이일까? 내게 너라는 친구는 둘인 것 같아. 완전히 가려진 너와 겉으로 보이는 너 말이야. 숨겨진 너는 나를 부정하고 밀어내려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 벽 속에 숨어서. 한데 껍데기는 아니라고 말하지. 내게 친절을 베푸는 척하고 있어.


내가 바라는 건 거짓된 친절이 아냐, 네가 합쳐진 모습이야. 내면의 소리를 껍데기가 가진 표정과 목소리로 느끼고 싶다는 말이야. 비난하려면 비난하고, 화내려면 화내, 기쁠 땐 함께 웃고, 힘들 땐 함께 울어. 빈털터리인 채 다가오지 말고 그 안에 너를 가득 채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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