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_매력
조용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내가 다가온 걸 모르는지 궁시렁거리며 악보를 뒤척인다.
무언가 정리됐다는 듯 자세를 바로잡고 연주를 시작한다.
첫 부분을 몇 번 되풀이하더니 이내 자연스레 이어나간다.
연주에 맞춰 상체와 어깨를 조금씩 움직인다.
모든 움직임이 연주와 조화되어 간다.
점점 빠져들기 시작하다, 갑자기 피아노 소리가 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모든 소리가 커진다.
그녀의 옷자락 흩날림까지 들려온다.
그녀의 심장은 미세한 떨림으로 가득하다.
심장 박동 후 이어지는 떨림들은 그녀의 모든 감정이 뒤섞인 애환이다.
그녀는 작게 떨리는 감정마저 손끝으로 옮긴다.
숨 쉴 수 없다.
그녀는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