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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콜콜 Nov 23. 2020

내게 남은 시간이 1년이라면

오랜만의 글쓰기 오프모임

"내게 남은 시간이 1년이라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무엇을 안 하고 싶으세요?"


거의 1년 만에 성사된 [함께쓰는 밤] 오프모임. 코로나 19는 모임 주제 선정에도 영향을 끼쳤다. 나이가 70세 이상인 분들은 6.25부터 민주화, IMF, 밀레니엄 게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까지 넘어온 모든 과정을 겪으셨는데,  세계사를 한 몸에 지녔다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한데, 그런 분들이 보기에도 코로나 19 사태는 "정말 살다 보니 별꼴을 다 겪네"인 셈이다. 최악의 경우 백신 개발 실패로 인류가 멸망하거나 면역력 있는 사람만 살아남을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당장 놓인 삶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각자 남은 시간이 1년이라면 무엇을 하고 싶고, 하고 싶지 않은지 이야기 나눠보려 오프모임을 준비했다.


사실, 고민만큼이나 심도 있는 대화를 하진 않았다. 코로나 19로 지친 마음에 괜한 짐을 얹는 것 같아서다.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모임에 절반은 근황 이야기 나머지 절반을 질문에 대한 토론으로 진행했다.




내게 남은 시간이 1년이라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전국을 돌아다니며 아무와 친해져 보고 싶다

많은 것을 좋은 것만 해보고 싶다, 좋은 것을 먹고, 잘 먹고 잘 자고

멘토링을 하고 싶다

여행 다니면서 1년 안에 소설책을 쓰고 죽는다

계획이라는 걸 안 하고 싶다

대출을 확 당겨서 쇼핑한다

속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과거 내 삶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모든 자산을 현금화한 후, 과거에 언쟁이 있었던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음식을 대접한다. 그것을 회고록 형식으로 영상으로 만든다. 나쁜 사람으로 기억에 남기고 싶지 않다

내 방을 정리하고 싶다

남은 날들을 매일 기록한다. (상황에 나오는 인물의 실명을 적고 사실을 상세히 적는다)

편지를 쓴다

여행

좋았던걸 다시 하거나, 새로운 걸 다시 하거나

나는 영혼을 믿는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한다

아프리카 간다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기

카페를 차린다. 동네 친구 모임을 하고, 친구들과 모임도 한다. 말 못 할 사람들과 대화한다.



내게 남은 시간이 1년이라면 무엇을 안 하고 싶으세요?

내 소신에 반하는 일은 안 하고 싶다

보고 싶지 않은 사람 안보는 것

성격을 감추지 않고 완전히 드러낸다

어느 정도 현실에 만족이 있어서, 크게 안 하고 싶은 것은 없는 것 같다.

줄 서는 것

버스 기다리는 것

의미 부여, 무의식적으로 하는 의미부여

부정적인 생각과 말을 안 하고 싶다

소모적인 일들

잠을 안 자고 싶다

시간에 쫓기는 일을 안 하고 싶다




"내게 남은 시간이 1년이라면" 뻔하다면 뻔한 질문이라 답변 종류도 많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다양한 답변이 나와서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오프모임은 주로 목요일 저녁 7시 반에서 10시까지 진행된다. 대부분 일을 마친 후 참가하는지라 시작할 땐 몸과 마음이 지쳐 보이는데, 모임 후엔 무척이나 밝아져 있다. 나 또한 그렇다. 목요일은 유독 급작스레 발생하는 미팅이 많은데, 지끈거리는 머리를 들고 가도 모임 후엔 뇌가 상쾌하다.


또!, 당분간 오프모임은 없겠지만 다음번 오프모임을 위해 온라인 모임을 잘 유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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