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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시콜콜 Dec 15. 2020

'틈' 생각과 생각 사이

함께쓰는 밤 전시회 준비 이야기(1)

동네에 작은 전시장이 있습니다. 컨테이너 박스 몇 개 붙여놓은 이쁘장한 전시장을 보며 "나도 저기서 전시하고 싶다"하곤 했죠. 사진은 좀 투박하게 보일 수 있어도 실제로 보면 상당히 이뻐요.


네모 갤러리

건물 자체를 알게 된 건 몇 년 전이지만, 무료 대관인 건 지인으로부터 몇 달 전 처음 알게 됐습니다.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시 건물이고 선착순 신청이더라고요. 그래서 준비하게 됐습니다 글쓰기 전시회.


글쓰기 모임은 시즌제로 4회까지 운영했습니다. 지금은 다음 시즌 준비 중이고요. 글쓰기로 전시회를 하고 싶다 생각한 건 모임 초반부터였던 거 같아요. 전시장 근처를 지날 때 그런 생각이 더 강해져서 지금까지 온 건데, 무료 대관인걸 몰랐다면 아직도 생각뿐이었을 겁니다. 도전은 마음에만 있는 거죠. 몸 밖으로 나와서 다행입니다. 전시장 신청 확인할 때 가장 먼저 본건 자격요건이었어요. 혹시 이력이나 조건이 까다로운가 싶어서 말입니다. 동호회도 신청 가능하고, 회원 80%가 관내 사람이면 자격요건이 되더라고요. 몇 가지 요건이 더 있는데, 나머지는 대충 읽고 말았습니다.


일단 전시회 요건은 갖췄으니, 다음 문제는 글쓰기로 어떻게, 뭘 전시할지 였습니다. 메인 테마를 가지고 글을 쓰자니 진부할 것 같았거든요. 예를 들면 계절, 사랑, 반려동물... 이런 주제를 두고 글을 쓰는 방식 말이에요. 책으로 발간하기에는 좋은 방법일지 몰라도, 전시회로써는 별로 흥미를 끌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어요. 다행히 고민이 길지는 않았습니다. 글쓰기 모임 시즌3, 4에 했던 주제를 그대로 진행하면 되겠다 싶었거든요. 지난 시즌에는 사진 동호회 활동을 하시는 분들에게 사진을 받아, 사진을 보고 떠 오르는 감정을 글로 쓰는 방식이었습니다. 사진작가의 의도가 어떻든 글 쓰는 사람의 의도로 사진을 재해석해보자는 게 기획 의도였고, 청자 중심 사고의 실천적 글쓰기 방식으로 고안한 방법이었습니다. 기획 자체는 난해한 감이 있지만, 실제 글쓰기 자체는 최대한 간단하게 하려고 했던 방법이에요. 나름 의의도 있고, 흥미도 있어해서 재미있게 진행했었습니다.


현재 전시회 기획은 완전히 마무리됐는데, 지난 시즌과 동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지난 시즌엔 사진을 보고 글을 쓰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엔 글과 사진을 보고 떠 오르는 감정을 글과 사진으로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그 글과 사진을 보고 또 다른 사람이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거죠. 그렇게 반복하는 릴레이 글쓰기예요. 아래 포스터에서 '작품 제작방법'을 보시면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작품 준비 자체는 명료합니다만, 기획은 좀 난해한 감이 있습니다. 설명을 하자면 나, 차이, 틈 세 가지 키워드로 풀어낼 수 있는데요. 기획의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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