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정수집

변명하지 않았다

마음과 공학_012

by 감정수집


내 몸을 떠난 말은

사람을 지날 때 마다

조금씩 꺾여

다시 내게 돌아올 때 쯤엔

완전히 굴절되어있었다.


사람들은 내 말에

자신들의 마음을 실었고

말은 분명 내 말이었지만

덕지덕지 덧데어진 마음들 때문에

형체를 알 수 없었다.


기워봐도, 뜯어내봐도

원래 말이 담기지 않았다.

돌이킬 수 없이 꺾여진 말을

되돌리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


그대로 두었다.

말을 덧붙이려고

덜어내려고도 하지 않았다

입을 닫은채

자리만 지키고

곧게 서서 기다렸다.





굴절
굴절(屈折, 문화어: 꺾임)은 파동이 매질의 경계에서 속도 차이로 인해 방향을 바꾸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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