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공학_064
평소 온순한 성격을 바꿨던 두 가지 환경. 바로 일과 운동이다. 직장에선 평소 모습을 보이기 어려우니 원래 예민한 사람인 줄 안다. 한데, 동호회에선 두 가지 모습을 다 보이니 이상한 성격으로 보였을 테다. 당시에는 하고 싶은 말을 얌전히 하는 성격이 못되었는데, 진즉에 말했으면 안 그랬을 것을 참고 참다 꺼내니 부하가 치밀어 내뱉을 수밖에. 누가 봐도 욱하는 사람으로 보일만했다.
나이는 나보다 띠동갑 정도일까. 나는 운동 예절이 없는 사람을 매우 싫어한다. 특히 말 많은 사람을 싫어한다. 그날 또, 문제의 그분은 입을 털었다. 30분 정도였을까 도저히 참다못해 "제발 조용하시라고요."라는 말이 나왔는데, 억양과 톤 그리고 어조가 누가 봐도 욕설 빠진 욕이었다. 다들 그분을 싫어했기에 내 마음을 이해는 했지만 그래도 좀 참으라는 눈치였다. "네가 먼저 미안하다고 해라"라는 정도였다. 한데 딱 한 분이 여럿 모인 곳에서 흘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릴 땐 성질도 부릴 줄 알아야 해"
어려서 사고를 쳐봐야 나이 먹어 제 노릇 한다는 표현이 있다. 그것과 내 경험 사이의 공통점은 수렴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사고랄 만한 큰 잘못을 한 건 아니지만, 어쨌건 정중하지 못한 방법으로 마음을 표현한 것 맞다. 그러니 더 좋은 방법도 분명 있었을 터. 모든 사람이 의야 해 할 때, 그럴 수도 있다고 말해준 한 사람 덕분에 나는 정말 많은 걸 보고 깨달을 수 있었고, 한 번에 고치진 못했지만 오르락내리락 하며 점차 수렴해갔다.
무엇을 멀찌감치 떨어져 볼 땐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마치 티브이 방송을 보듯 "바보 저걸 왜 몰라"라며 말하지만, 바로 근접한 상황에선 알아차리기 힘들다. 그것이 바로 자신이라면 더욱더 말이다. 20대 후반이면 사회생활을 못 해본 나이는 아니다. 그럼에도 그분은 내 성격이 아직 완성되어 가는 과정이란 걸 꿰뚫어 보고, 다그치기보단 더 맞서 싸우길 원했고, 그것으로 스스로를 찾아가길 바랐던 거다.
10년이 지나, 시간이 갈수록 그 말이 더 자주 떠오른다. 그때와는 다른 이유인데, 나름 나이 때에 맞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중 마흔에 대한 기준은, 마흔이 되어가는 나이에는 지금껏 쌓아온 것을 바탕으로 실력 발휘해야 하는 시기라 생각한다. 한데, 이상하게도 나는 지금껏 해보지 않은 것에 도전하고 그것으로 달라지는 미래를 꿈꾼다. 수렴해 가기보단 언제까지 내 인생이 요동치길 바라니까. 위에서 언급한 인격적인 부분은 분명 그 시절보다 수렴한 게 분명한데. 인생의 굴곡에 있어선 아직도 수렴해 가길 원치 않는 것 같다.
과도응답
기계계나 전기계 등의 물리계가 정상상태에 있을 때, 이 계에 대한 입력신호 또는 외부로부터의 자극이 가해지면 정상상태가 무너져 계의 출력신호가 변화한다. 이 출력신호가 다시 정상상태로 되돌아올 때까지의 시간적 경과를 과도응답이라고 한다.
- 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