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선 뒷모습을 볼 수 없고
뵈는 얼굴마저 반대이고
찍힌 영상 뒤집는데도
기기는 현실을 온전히 구현하지 못한다
전신 거울 방이라고 완벽할 쏘냐
현명한 선생님
칭찬해 주는 선배
험담하는 후배
밑바닥 드러낸 이성친구
양치 안 한 얼굴 마주 대는 가족
이틀에 한 번은 마주치는 옆집 사람
집 앞 편의점 사장님
무엇보다
허물없는 친구
거침없는 친구
막 대하는 친구
술만 먹는 친구
욕만 하는 친구
말 안 하는 친구
상처 주는 친구
나이 많은 친구
나이 어린 친구
나이 아주 많은 친구
나이 아주 어린 친구
대충 그런 방식의 친구 12, 13, 14, 15 ...
그들의 시야로
군데군데 찍혀 덧붙여진 내 모습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