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즈음에
성숙해진다고 하죠. 생각해보면 참 철이 없었습니다. 한데 모든 면에서 그런가요. 아마 아닐 거예요. 뜯어보면 어떤 것들은 예전이 훨씬 나았을 겁니다.
30년 전 보다 즐거운 일이 많지 않습니다. 이젠 즐거움을 느끼는 데에도 관문이 있네요. 20년 전 보다 사랑이 뜨겁지 않습니다. 지금은 사랑에도 조건이 있네요. 10년 전 보다 열정적이지 않습니다. 요즘따라 권태롭네요. 5년 전 보다 놀라지 않습니다. 삶이 익숙해지네요.
사회 구성원으로서 익숙해지는 것이 효율적이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는 직업은 0.1 퍼센트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도 감정만큼은 감각만큼은, 더 즐거웠던 어느 시절의 것을 따라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