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정수집

자신을 알아가는 글쓰기 모임

나를 발견하는 글쓰기

by 감정수집

나를 안다는 착각

나는 종종 “나는 나를 잘 알아”라고 말하곤 한다. 좋아하는 음식이나 취향 정도는 쉽게 떠올릴 수 있으니, 마치 내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내 안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부분이 많음을 느끼게 된다. 자신을 온전히 아는 것은 과학적으로나 철학적으로나 쉽지 않으니까.


진짜 ‘나’를 이해하기 위해 더 세밀하게 관찰해야 했고, 혼자로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글쓰기 모임을 기획하게 됐고, 글쓰기의 목적을 뚜렷하게 함으로써 스스로를 발견하기 위한 글쓰기 모임으로 만들어가고자 했다.




나를 발견하는 글쓰기의 개념

내가 운영했던 글쓰기 모임에서는 두 가지 개념을 통해 '나를 발견하는 글쓰기'를 수행했다.


'절대적 자신', '상대적 자신'


절대적 자신은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내 모습이다. 예를 들어 “나는 낯가림이 심해”라든지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여길 때의 그 모습이다. 당장 수치로 재기 어렵지만, 내가 평소 인지하고 있는 성향이나 태도를 통틀어 떠올릴 수 있다. 나는 이것을 내 마음의 모양이나 생김새를 파악한다고 한다.


상대적 자신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내 마음의 크기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우열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낯가림이 심한 줄 알았는데 "누구나 다 그렇구나", "낯가림은 있지만 그러지 않길 바라는구나" 혹은 "내가 정말 많이 심했구나"라며 내 마음의 크기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글쓰기 철학.png 절대적 자신, 상대적 자신의 개념




글쓰기 실천을 통한 깨달음과 성찰

모임은 동일한 주제를 주어주고, 글을 쓰기도 하고 타인의 글을 보고 다시 글을 쓰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감정을 끌어냈고 다른 사람과는 어떻게 달랐는지 비교할 수 있도록 모임을 운영해 갔다. 결과의 차이는 많이 달랐고. 사람들은 그것을 통해 자신의 감정이 어떤 형태였는지 더듬어 갈 수 있었다.


'절대적’이라 생각했던 내 모습은 '상대적'자신과의 비교를 통해 조금씩 수정되거나 깊어진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거나 찾아가고. 그것은 앞으로 자신이 향하고 싶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 된다.



함께쓰는 밤 운영 개념도.png 5년 간 운영한 글쓰기 모임




내가 나의 선장이 되기 위한 글쓰기

글쓰기 과정에서 발견된 수많은 알갱이 같은 내 생각은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주된다. 어제는 답답했던 고민이 오늘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이어질 수도 있고, 오늘은 버겁게 느껴졌던 감정이 내일은 고요한 성찰로 바뀔 수도 있다. 이렇게 당장의 선호하는 것들, 싫어하는 것들은 때때로 바뀌겠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분명 어떤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한 번의 글쓰기는 겨우 한 알갱이의 자신을 발견하게 될 뿐이다. 겨우 선원 한 명의 속마음을 알게 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어디로 가고 싶어 하는지,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선박의 키를 제대로 지휘하기 위해 꾸준히 써야 한다.


코로나 시기였지만 온라인 글쓰기로 꾸준히 글쓰기를 이어나갔고, 코로나가 가라앉을 시기에 걸쳐 전시회도 3년 간 매년 1회씩 운영했다. 정량적 결과로만 정리하면, 오프라인 모임 20회, 온라인 글쓰기 53회, 전시회 3회를 진행했고 전체 누적 참가자는 237명, 글의 총개수는 774개이다.



글쓰기 달성 지표.jpg 글쓰기 모임 정량적 지표




어떤 상황에도 글쓰기를 멈추지 말자

글쓰기는 나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탐험하는 항해 같기도 하다. 혼자 쓰는 글도 좋지만 내 마음의 형태만 알아서는 객관화가 힘들다. 하지만 여럿이 쓰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발견하게 됨으로써 내 마음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에게 더 집중하게 되고, 타인을 더 존중하게 된다.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게 되고, 타인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게 된다.


지금은 시간 여건으로 모임을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온라인에서라도 글을 나누려고 애쓴다. 꼭 모여서 하는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그리고 긴 글이 아니더라도 글을 남기며 소통하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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