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읽는 논어
누구나 자신이 겪어온 시절과 그 시절의 경험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럴것이 뇌는 자기 편한데로 생각하는 기관이니 말이다. 본인 스스로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할지라도 실상 뇌는 자신이 편한데로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오나 보다. "요즘 애들은 왜 저래?", "어른들은 왜 그래?"
옛날사람들은 말한다 요즘 애들은 왜 저래?
요즘사람들은 말한다 어른들을 왜 그래?
나라가 혼란스러운 지금 많은 사람들은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적 성향으로 사람을 나누곤 한다. 보수라는 건 옛 것을 지키고 올바르게 고쳐나가려는 의미겠고, 진보라는 건 이로운 방향을 위해 옛 것을 버리고 새로이 출발해야 한다는 것일테다. 정확한 정의는 다르지만 보수, 진보라는 단어를 귀뜸으로 들었을 사람들은 대다수 그러이 생각하고 있을것이다.
큰 범위에서 말하면 정치적 성향에 대한 이야기도 될 수 있겠지만, 텔레비젼에 염색을 하거나, 남자가 머리를 기르거나, 여자가 짧은 치마를 입고 나오면 어른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인 "요즘 애들은 왜 저래?" 라고 하는 그런 부분까지 포함되는 이야기겠다. 물론 예로 든 이야기는 내가 중고등학교때나 있었던 이야기지만.
이번 주제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주말마다 나가는 동호회에서 겪는 일들 때문이다. 동호회는 30대에서 60대까지 사람들이 다양한데,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에 딱히 나이 구분이 없다. 나이도 많지 않은사람이 세상 다 겪어본 마냥 실없는 소릴 하는 경우도 있고, 나이 많은 어르신이 젊은 사람들 생각하는 것 처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특히나 나이 많으신 분들이 "요즘애들은 왜그러냐?"라는 말을 더 많이 하기는 한다.
옛날사람이라는 단어 그리고 요즘사람이라는 단어로 구분짓고 있지만 그것이 실제 단어가 의미하는 정의와는 다르다. 옛날사람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이나 자신의 인생으로만 세상을 판단하려 하는 사람이고, 요즘사람은 과거는 필요없고 오직 새로움만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다소 은유적 표현으로 보일 수 있어도 오해가 없길 바라며 작성한다.
"그는 새것을 도입하기 위해 옛것을 철저하게 내팽개 치거나 옛것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새것을 말하지 않는다. 새것은 늘 새것이 아니며 시대와 상황에 따라 옛것으로 바꾸어간다. 새것은 옛것속에 있으면서 옛것의 한계를 해결하고 등장하는 것이다"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신정근, 21세기북스, 40p
공자가 말한 온고지신의 의미인데, 사실 그 어떤 새로운 것도 과거의 실패를 반영하지 않는것은 없다. 옛 것에 잘못된 점이 너무나 많은 경우 그것을 피하는 방향으로 밑그림이 그려질 것이며, 일부분 잘못이 있다면 그것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할 테니 말이다. 그러니 굳이 과거와 지금, 혹은 보수나 진보와 같은 성향을 구분지어 대립시킬 필요는 없다. 상황에 맞는 좋은 방향을 끌어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니까. 정치적 대립에선 다른 여러 복잡한 일들이 얽혀있다고 하는데 사람일이 생각하는 것 처럼 다 상식적이지는 않은가 보다.
무엇보다 중요할 것은 온고지신이라는 공자의 말을 인용해 사상이나 이념적 프레임에 갖혀 융통성없는 생각을 가지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모든일은 상황에 따라 변화하고 바뀌어가는 것이니 주관적인 이념에 갖혀 자신 스스로를 구속하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한다.
옛날사람, 요즘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단순히 옛것, 새것으로 구분되어 지지만(물론 글을 쓰기위해 이번에만 통용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새것도 언젠가는 옛것이 되고 옛 사람이 된다. 내가 본 것 중엔 이런것이 가장 흔한 사례인데.
대학교 때의 일이다. 누구보다 반항적이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났을 때 그는 누구보다 옛날사람이 되어 있었다. 후배들에게 해준다는 말이 기껏해야 "나도 너 같았고, 그렇게 해봤는데 그냥 어른들 시키는대로 해, 넌 아직 세상을 잘 몰라서 그래"
솔직히 내가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그가 도대체 얼마나 열심히 해봤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자신의 실패를 핑계대려는 사람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넌 아직 세상을 모른다는 태도는 얼마나 거만하고 어리석은 태도인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본인도 세상을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이지 않은가? 게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있는 후배가 자라서 옛날사람이 된다면 그 또한 얼마나 슬픈일인가? 그러니 누구나 상황에 따라 옛날사람 그리고 요즘사람으로 순간순간 변한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경험이라는 편견, 내가 못한 것이지 그가 못하는건 아니다
"왜 내가 쌓아놓은 경험과 방법대로 하지 않지? 왜 저리 헛수고를 하는 거지?" 태도와 성향은 아주 작은부분 부터 시작된다. 국밥에 밥을 말아먹느냐 떠 먹느냐 처럼 아주 작은부분부터 말이다. 그러니 그냥 받아들이는 것 부터 시작하면 될 것 같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옛날사람이고 또 다른 곳에선 요즘사람이다. 아무리 합리적인 태도를 가지려해도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니 아주 작은 일 부터 새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로 반대로 옛것을 인정하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서로를 대립관계로 끌고 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일 것 같다.
결국, 누구나 옛것이고 새것이다. 옛날사람은 완전히 새롭게 보이는 것일지라도 저변에는 옛것의 실수가 바탕이 되어 있고, 요즘사람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도 옛것의 실수들이 밑바탕 되도록 행하는 것이 현명히 서로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것 처럼 사상이나 이념적 프레임에 갖혀 융통성없는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면, 옛것과 새것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고 스스로를 옛날사람이나 요즘사람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