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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조 Apr 26. 2021

월중지화月中之花

월중지화月中之花



남몰래 실눈 뜬 먹진 밤가에

서성이던 발자국 묻은 길 따라서


창문을 굳게 벋대어 닫아도

흠뻑 쏟아지는 꽃잎이여


떨어져 구겨지는 꽃잎들을

겸허히 빗자루질하는 자세여


서부렁히 담아둔 꽃잎을 사르려다

머리에 온통 뒤집어쓴 사내에게


담싹 물어삼킨 입술에 맺힌 문장이라면

내가 용케 미워하는 그대, 참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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