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외면한 나의 응어리
나는 넘을 수 없는 담벼락에 기대어
그늘 진 벽에 나의 등을 대어 본다
축축한 습기를 맞으며
차가운 감촉도 거짓된 행동도
‘이건 그저 나를 살리는 일이다,
이게 내 길이다’
수없이 되뇌어 본다
고통이 눈물이 되는 건
생각보다 무딘 감정을 통과하고
난 뒤의 일임을 깨닫게 된다
가진 것 없는 빚진 인생의 초라함은
나를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의 일부로 만들어 버린다
외면함이란 나를 얼마나 고된 응어리로 만드는가
이제 정면으로 부딪쳐서
저 멀리 조금씩 드리우는 햇살을 맞이하자
조금씩 녹아내리는 찬 기운은
나의 이 몸과 길이 그저 한 가지의 운명이 아님을
증명해 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