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lden Tree Mar 26. 2022

난생처음 코란을 읽어봤다.

세계 4대 종교는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다.

하지만 우리에게 이슬람교와 힌두교는 참 낯설다.

그리고 그 낯섦은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며칠 전 신문에서 이슬람 사원 건립 문제를 두고 지역주민들 사이에 의견 충돌이 생겼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기사를 읽으며 '만약 우리 동네에 이슬람 사원이 세워진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몇 해 전부터 동네 대형마트에 가면 히잡을 쓴 무슬림들을 볼 때가 종종 있었다. 아마도 근처 대학에 공부를 하러 온 유학생들 같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꽁꽁 싸맨 여자들. 그 옆에 서서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내뱉는 남성들. 그들을 볼 때 문득 내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저들은 IS와 무슨 관계일까?'


이런 우스운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더니 내가 있는 이 마트에 저들이 테러를 저지르지는 않을까라는 근거 없는 잡생각으로까지 확장돼 마트를 바쁘게 빠져나온 우스운 경험도 있다.


이슬람교는 우리와 먼 관계이기만 할까?

도대체 이슬람교는 어떤 종교일까?




고등학교 진로선택과목 중 '고전과 윤리'가 있다. 이 교과서에서는 코란을 소개하고 있다.

윤리학을 배우고 공부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성경과 불교 경전은 읽어본 적이 있지만 코란을 접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고전과 윤리'교과서를 통해 부끄럽지만 난생처음 코란을 읽어봤다.


코란은 '이슬람을 창시한 무함마드의 말씀을 기록한 성스러운 책'이란 뜻을 갖는다.

코란의 몇 구절을 소개해보려 한다.



"모든 인간은 그가 지향하는 목적이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을 갖고 서로 경쟁하라."(2장 바까라 148절)

"부모를 위해서, 친척과 고아, 구걸하는 자와 여행자를 위해서 자선을 베풀어라.
 그리하면 그 모든 자선의 행위를 하나님은 알고 계신다." (2장 224절)


코란에 등장한 말들은 어디서 많이 본듯한 그리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내용이었다.

낯설고 두려움의 대상이던 이슬람교가 이런거였다니.

선행과 정의를 베풀라는 이슬람 경전의 내용은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스도교나 불교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슬람교 역시 개인의 평화와 사회 정의에 관심을 갖는 종교임을 알 수 있었다.

난생처음 읽은 코란이 내가 기존에 알던 종교적 가르침과 너무나도 비슷해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코란의 몇 구절들을 읽으며, 테러와 낯섦에 가려져 무슬림들과 이슬람교에 대한 편견을 가졌던 내 모습을 반성했다. 낯섦을 익숙함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앞으로 마트에서 무슬림들을 보더라도 테러에 대한 공포감은 조금 벗어던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코란 경전 인용은 '최영길 주해(2015), 한글 꾸란 2장'을 인용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업무용 폰을 장만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