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의 쫄깃함.
3월.
학생과 교사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학생은 최대한 교사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한다.
그들은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예전의 제 모습은 제발 잊어주세요.
저는 올해 다시 태어나고 싶습니다.'
그들의 간절한 소망은 눈빛과 행동으로 보여진다.
반면,
교사는 그들의 간절한 응답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그들의 응답에 다정한 신호를 보내고는 싶지만,
애써 참는다.
이유는 한 가지.
3월부터 무조건 친절하고 다정한 교사로 보였다가는 일 년이 괴로워진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교사는 최대한 학생에게 만만하게 보이지 않으려 애쓴다.
웃음도 참고, 미소도 애써 가리고,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려는 듯
눈에는 힘을 준다.
2022년 3월.
나는 눈치싸움의 승자가 되고 싶다.
'교사로 산 세월이 있는데, 내가 감히 너희들에게 질 수 없다.'는
강한 결의를 다지며, 아이들에게 엄하게 보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몇 달 지나면 나의 모습이 그들에게 고스란히 드러나겠지만,
당분간은 서로의 쫄깃한 눈치싸움이 지속됐음 한다.
2022년 새학기의 쫄깃한 눈치싸움.
나는 승자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