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과 유아교육 통합의 방향

by 이건주
교사 출신 이건주 박사의 서울시교육감 선거 공약입니다. 출간 예정인 신간 도서의 일부이므로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교육분야 6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공교육 강화’를 제시했다. 그리고 정부책임형 유보통합 추진을 과제목표의 하나로 제시했다. 0세반부터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 3∼5세 단계적 무상교육·보육 실현, 틈새 돌봄 확대 및 수요 맞춤 교육·방과후 과정 등을 통해 모든 영유아가 건강한 성장과 배움을 보장받는 교육·돌봄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과거에 유아교육과 보육의 이원화로 인해 유치원은 교육부, 보육시설은 보건복지부가 소관 부처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유아교육과 보육정책의 혼란과 정부 소관부처 및 이해관련 집단 간의 갈등 등 많은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재원 중인 유아가 국가로부터 동일한 수준의 교육 및 보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위해서 유아교육과 보육의 통합은 앞으로 가야할 방향이다.


지난 윤석열 정부는 2024년에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을 발표하였다. 교육부는 2023년 합계출산율 0.72명이라는 국가 비상사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면서, 부모가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영유아 교육·보육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저출생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미 유엔(UN)에서는 아동권리협약을 통해 생애 초기부터 모든 영유아에 대한 동등한 교육적 지원 강조해 왔고, OECD에서도 ECEC(Early Childhood Education and Care) 등 영유아기의 교육과 돌봄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0여 년간 한국의 영유아 교육·보육 체계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되어 있어,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등 어디에 다니는지에 따라 제공받는 서비스에 차이가 있었다. 그런데 2023년에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중앙정부에서 영유아보육 업무가 교육부로 일원화되었기 때문에 드디어 유보통합 실행계획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교육부는 먼저 ‘5대 상향 평준화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첫째, 희망하는 영유아 누구에게나 1일 12시간의 이용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 기본 운영시간(8시간)과 수요에 기반한 아침과 저녁 돌봄(4시간)을 운영한다. 또한, 연장과정 및 아침·저녁 돌봄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전담 인력 등을 지원한다. 기본 운영시간 중 연장과정(現 방과후과정)은 교육과정의 확장으로서 영유아에게 적합한 놀이식 언어·수·예체능 프로그램 제공을 강화한다. 아울러, 맞벌이 부모와 자영업자 등의 다양한 돌봄 수요에 대응하여 공립유치원의 방학 중 운영 학급을 확대하고, 토요일이나 휴일에도 돌봄을 제공하는 거점기관도 2025년부터 시범 운영한다.


둘째, 교사가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보다 세심하게 보살피고, 교육할 수 있도록 교사 대 영유아 비율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0세 반의 경우 현행1:3에서 1:2를 목표로 하고, 3~5세반의 경우 현행 평균 1:12에서 1:8을 목표로 하여 교사 대 영유아 비율을 개선해 나간다.


셋째, 학부모가 아이를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보낼 때 느끼는 경제적 부담을 해소할 수 있도록 2025년 5세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3~5세무상교육·보육을 실현한다.


넷째, 교사 연수 시간을 연 13시간에서 연 60시간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교육과정 운영 역량 및 모든 영유아에 대한 이해 등 맞춤형 연수를 제공하여 교육·보육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한다. 2025년에는 연 30시간, 2026년에는 연 45시간, 2027년에는 연 60시간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다섯째, 영유아가 연령별 특성에 맞는 교육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영아에서 유아로, 유아에서 초등학생으로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도록 2세와 5세를 이음연령으로 지정한다. 2세는 놀이 중심 교육·체험을 통해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하고, 3~5세 누리과정과의 연계성도 강화한다. 5세는 유아-초등 교육과정 간 연계 강화를 통해 초기문해력인 어휘력·읽기와 쓰기에 관심 가지기와 시도하기 등과 기초역량인 사회정서, 생애학습, 자기조절, 신체운동 등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한다.


또한, 영유아도 전문적인 정서·심리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서·심리 지원을 강화한다. 또한 장애 영유아의 평등한 출발선 보장을 위해 현 어린이집 장애 영유아를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하여 순회교육 및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유치원 특수학급은 매년 80학급, 장애아 전문·통합어린이집은 매년 80개소를 신설하는 등 특수교육기관 인프라도 확충하여, 맞춤형 특수교육 및 통합교육 내실화를 실현한다. 영유아 교육·돌봄 서비스 상향 평준화 과제들은 우선 2024년 하반기부터 가칭 영·유아학교 시범사업으로 100교 내외 지정을 통해 추진하면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5대 유치원-어린이집 통합과제 추진 계획도 발표했다. 그간 통합기관의 성격, 명칭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통합기관은 학교로서 영유아 특성을 반영하여 초·중등학교보다는 여러 측면에서 다양성과 유연성을 보장하기로 한다. 명칭은 영유아학교, 유아학교 등에 대한 의견수렴을 거쳐 조속히 결정한다. 통합기관의 명칭은 통합법 시행과 동시에 기존 유치원 및 어린이집에도 일괄 적용할 예정이다. 이러한 기본방향 아래 다음 5가지의 유치원-어린이집 기관 통합과제를 추진한다.


첫째, 통합기관에 적용될 입학 방식은 공론화를 거쳐 학부모의 편의성을 제고하고 입학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신규 방식이 결정되면 기존 대기자 등 학부모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충분한 안내와 유예 기간을 두어 적용할 예정이다.


둘째, 통합교원 자격은 ‘영유아 정교사(0~5세)’의 단일 자격과 ‘영아 정교사(0~2세), 유아 정교사(3~5세)’로 구분하는 두 가지 안을 시안으로 제시하고, 이와 연동하여 영유아 교사로서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양성체계도 개편한다. 학사학위 과정 및 대면 중심의 학과·전공제를 통해 신규 교사를 양성하고, 현직 교사는 특별교원양성과정 또는 대학(원) 신편입학을 통해 본인의 선택에 따라 통합교원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되, 통합교원 자격으로 개편되더라도 기존에 취득한 보육교사 및 유치원교사 자격은 인정할 방침이다.


셋째, 사립유치원 교사의 처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가운데, 보육교사-사립유치원 교사 간 처우 개선비 격차를 단계적으로 해소하고, 교사들이 휴가나 질병 등에 따른 공백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대체교사 지원도 확대한다.


넷째, 현재 0~2세 보육과정과 3~5세 교육과정이 분리되어 있으나, 취학 전 영유아에 대한 체계적이고 적절한 교육적 지원을 강조하는 세계적 추세에 맞추어 앞으로는 영유아 특성과 연속성을 고려한 0~5세 영유아 교육과정을 국가교육위원회와 함께 마련한다. 영아-유아-초등 교육과정 간의 연계를 강화하고 국가 및 교육청 수준의 지원을 신설하여 교육과정의 질을 제고할 계획이다.


다섯째, 현재 유치원과 어린이집 설립·운영과 관련하여 각각 상이한 법령과제도가 적용되고 있는 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상향 평준화하면서도 기관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통합기관 설립·운영 기준을 마련하여 시행한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통합교원 자격 문제는 ‘영유아 정교사(0~5세)’의 단일 자격보다는 ‘영아 정교사(0~2세)와 유아 정교사(3~5세)’로 구분하는 안이 바람직하다. 현재 보육 교사와 유치원 교사의 양성 기관이 다른 상황에서 보육교사가 단기 연수를 통해 유아교육 교사 자격까지 취득할 수 있게 된다면, 교육의 질을 저하 문제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아교육은 모든 교육의 출발선에 해당하기 때문에 유아교육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교총도 대선 공약으로로 유치원 명칭을 유아학교로 변경할 것을 주장했다. 현행 「교육기본법」 제9조는 ‘유아교육·초등교육·중등교육 및 고등교육을 하기 위하여 학교를 둔다’고 되어 있으므로 유아교육 기관을 학교로 해야 함을 명시한다. 그런데 현실은 여전히 유치원으로 초·중·고와의 명칭 연계성이 부족하고, 유아교육의 공교육적 위상이 약화되어 있다. 따라서 유보통합기관의 명칭도 교육적 기능을 최우선으로 반영하여 반드시 ‘학교’를 포함한 형태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교총은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해 국공립 유치원을 확대할 것도 제안했다. 교총에 의하면, 2024년 기준으로 국공립 유치원 수는 전체 유치원의 약 61.5%를 차지하지만, 대부분의 공립유치원이 소규모 병설 형태로 운영되며, 유아 수용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제 국공립 유아 재원 비율은 29.2%에 불과하다. 특히 공립유치원 중 단설유치원은 580개교(약 11%)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초등 병설유치원이라서 유아 중심 공간이 부족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도 최근 유보통합 논의 과정에서 일부 시도교육청은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중심의 지원에 집중하고 있어 국공립유치원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교총은 교육 중심의 독립적 공간 마련 등 유아 발달 특성에 적합한 환경 제공을 위해서는 공립 단설유치원 신설을 확대하고, 유아 개인별 발달 지원과 교사의 교육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학급당 유아수를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역적 불균형 해소 및 취원 접근성 개선을 위해 국공립유치원 통학 차량 운영 및 예산 100% 지원, 유치원 교원의 업무 과중 문제와 병설 및 소규모단설 유치원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전담교원 배치, 1학급 2교사제 도입 등 유치원 교원 증원 및 근무 여건 개선 등도 함께 제안하였다.


그동안 영유아 교육과 보육 체계가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등 어디에 다니는지에 따라 제공받는 서비스에 차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저출산 시대에 부모가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영유아 교육과 보육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제이다. 정부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동반 성장할 수 있고 유보 통합이 지속 가능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 이건주 교육평론가/전 한국교총 현장대변인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