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먼 시절부터 이어온 근원적인 질문.
사랑에 대한 정의를 찾기 위해
끝없이 고민하던 때가 있다.
이성사이에서도
동성사이에서도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도
그 모습은 조금씩 다를지언정
우리는 그것을 모두 하나의 사랑이라고 부른다.
사랑은 희생이고, 헌신적이며,
사랑을 위해 내 목숨을 바칠 수도 있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사랑은 숭고하지만
사랑을 찾기란 참 어렵다.
옆 집 강아지는 내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만 들려도 두 발로 벽을 짚고, 꼬리를 세차게 흔든다.
입에 먹이를 쥐어준 적도 없는데 말이다.
빈약하게 쳐진 그물 사이로 손을 가져다 대면
강아지는 내 손을 핥기에 정신이 없다.
옆 집 강아지의 환대를 마치고, 현관문의 도어록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가려고 하면 삐빅 소리에 우리 집 고양이가 울어댄다.
옆 집 강아지와 우리 집 고양이 사이에서 나는 밀려오는 사랑의 넘침을 경험한다.
‘내가 어떤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환대를 받을 수 있을까?’
집에서는 고양이가 울어대고,
옆 집에서는 내 손길을 한 번이라도 더 받기 위해
벽에 바짝 다가선 강아지가 있다.
강아지에 미안한 얼굴을 하며, 나는 이내 돌아선다.
우리 집 고양이가 기다리는 그곳으로.
찾았다. 사랑.
나는 이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사랑’이라 부르는 거구나
아무 대가 없이 주는 것.
옆 집 강아지와 우리 집 고양이에 있었다.
한 번은 이런 환대를 의심한 적이 있다.
‘내가 간식을 줘서 이렇게 기다리나?’
하지만, 나에게 얼굴을 비비대며, 발랑 뒤로 넘어지는 모습에 나의 이 못된 마음을 반성한다.
의심하지 말자.
그 사랑을.
사람은 의심해도.
동물은 투명하니까.
각자가 사랑을 경험한, 느낀 순간은
제각기일테지만
나의 사랑은 이렇다.
나에게 사랑은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