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일지 1_

나는 不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나날

by 머머

권고사직을 당했다. 사실 이전부터 퇴사가 간절했지만 나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퇴사하지 못하고,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을 때쯤, 자의 반 타의 반, 회사에게 퇴사당했다.


감사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를 퇴사시켜 준 게, 아니었다면 나는 여전히 그 안에서 병들어 가고 있었을 테니 말이다.


다시는 '회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 어떤 회사든 말이다. 지금까지 많은 회사를 다녔지만 그 기간 동안 내게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감정은 '불안함'이었다. 상사에게 욕을 먹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일의 결과에 대한 불안감. 나는 회사가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불안감으로만 시간을 가득 채우면, 일상에 여러 변화가 나타난다. 먼저 신체에 변화가 나타났다. 머리가 빠졌다. 처음 겪는 일이었다. 자고 나면 머리가 한 움큼씩 빠져있고, 거울로 비쳐보니 그 부분이 동그랗게 비어있었다. 내게도 원형탈모가 오다니. 원형탈모라는 사실을 인식하면, 더 큰 부작용이 온다. 머리가 다시 생길까 하는 걱정이 걱정을 낳아 점차 머리 이곳저곳 구멍을 내기 시작한다.


최종적으로 내가 회사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리기까지 쉽지 않았다. 일단 주위 지인들은 모두 멀쩡하게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속에 나만 동떨어진 세상을 산다는 것이 마치 그들의 삶에 끼지 못하는 외톨이가 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 부러움과 동경의 마음이 일었다. 다들 멀쩡하게 회사 잘 다니고, 일하는데 나는 항상 '不'라는 부정적인 말들이 앞에 따를까. '부적응', '부족함', 결국 내가 不인간이라는 것일까. 하는 또 다른 불안감이 치솟았다.


결론적으로 내가 회사가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돈을 받지만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들지 않았다. 결국은 금융치료가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회사가 돈을 주면, 나는 일을 하지만 그 '돈'이 나를 간절하게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다. 회사에서 주는 돈이 나를 지배하는 불안감의 값보다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내가 일하는 것에 애정이 깃들지 않았다.


전회사에 불만이 많았지만, '다른 회사에 가서도 내가 애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을까?' 했을 때 결론은 엑스였다. 나는 내 소유가 아닌 다른 이의 소유에 나의 모든 것을 쏟을 만큼의 관심이 없었다. (물론 그 이상의 금융치료가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내가 설렐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결론은 나의 일을 하자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만 산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의 모든 애정과 체력, 관심을 쏟을 수 있는 일은 나의 것을 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막히는 것은 물론 '돈'이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했을 때, 회사에서의 월급보다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 '불확신'에 가로막혀서, 시작도 해보지 않는 것은 나 스스로를 '불안감'에 가둬두는 것 밖에는 없었다.


나를 이 불안의 터널에서 꺼낼 수 있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었다. 그래. 나 스스로를 꺼내주자. 나를 불안에서 희망으로.


나는 행복해질 자격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