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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가 피해야할 회사, 제가 직접 다녀봤습니다

이런 회사는 되도록 피하세요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시그널을 접한다. 복선, 나비효과, 밑밥과 같은 단어로 앞날을 예고하는 수많은 Sign들이 바로 그것이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대기에 영향을 주고 시간이 지날수록 영향력이 증가하여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흔히 사람들은 삶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올바른 길로 물꼬를 틀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직장을 구하는 것도 삶의 방향성을 잡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올바른 방향으로 첫 발을 내딛기 위해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은 오늘도 취업을 준비한다. 회사가 사람을 고르듯 지원자가 회사를 고르는 것도 인지상정. 그렇다면 구직자가 피해야 할 기업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이미 구직자와 취준생들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도 다양하게 회자되고 있는 리스트들 중 직접 겪어본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화장실 상황이 안 좋은 기업

이전에 근무했던 중소기업도 화장실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피해야할 기업 리스트에 화장실이 들어가 있다는 게 놀라웠다. 단순히 건물과 시설이 노후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직원들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부분조차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나 실제로 화장실 상황이 좋지 않았던 회사는 투자하는 것 없이 직원들의 고혈로 매출을 짜내려 했던 대표님이 상주해 있는 곳이었다. 누군가가 말했다. ‘마케팅은 돈으로 하는거다’라고. 직원들을 맷돌로 갈 듯 열심히 돌려서 정신과 육체를 갈아 넣었던 대표님과 좋지 않은 화장실 상태는 어딘가 연관성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이제서야 든다.


이쯤에서 지원자는 의문이 들 것이다. 회사 화장실 상황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보통 긴장하거나 의지가 뿜뿜하면 면접 시간보다 일찍 회사에 도착하게 된다. 그때 화장실을 미리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2. 직원 수가 지나치게 적은 회사

여기서 ‘지나치게 적다’의 기준은 상당히 주관적인 영역이다. 보통 기준을 10인 미만으로 잡지만 감히 말하자면 적어도 30명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말 그대로 아주 주관적이 영역이므로 생각이 다르다면 패스하시면 된다) 이는 적어도 팀 구분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전에 봤던 기업 중 하나는 팀 구분이 없어 영업과 마케팅, 인사총무를 동시에 담당하는 케이스도 있었다. 물론 현재 열심히 커가는, 성장가능성이 아주 높은 스타트업일 수도 있다. 그런 케이스여도 입사하면 같이 커가는 단계기 때문에 사실상 신입이 들어가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대신, 아프니까 청춘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규모가 큰 기업을 안 가고 싶은 게 아니라 못 가는 것일 확률이 크지만 그래도 선택지가 있다면 되도록 규모가 있는 곳을 추천하고 싶다.


3. 잡플래닛 평점 2.0 이하

잡플래닛은 전현직자들이 기업에 대해 속속들이 밝혀낸 ‘할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의 보고다. 임금님 귀는 당나구 ㅣ 구 ㅣ 이~~ 쓰디쓴 현실에 깊은 울림을 준다.


궁금한 기업을 검색해보면 복리후생,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등에 점수를 종합한 평점이 나오는데 2.0이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회사에 좋은 말을 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기본적인 부분들이 지켜지지 않는 회사들의 리뷰란은 직원들의 열변으로 가득하다. 회사는 직원을 후려치고 직원은 회사에게 1.0 평점으로 보답한다. 맹신할 필요는 없으나 참고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화장실이 구렸던 기업의 잡플래닛 평점은 어땠을까? 호기심에 기업명을 검색해보고 퇴사자들이 남겨 놓은 리뷰를 본 뒤, 잡플래닛은 진실의 장이구나 느낀 적이 있다. 한 명이 낮은 점수을 줬다면 제고해 볼 필요가 있으나 현란한 회사 리뷰들이 가득하다면 그건 리얼(real)이다.


4. 떡잎부터 남다른 면접관 보유기업

면접에서 압박질문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욕에 가까운 질문들은 들어줄 필요가 없다. 필자가 갓 대학을 졸업하고 이력서에 인턴 경험을 한 줄 적은 후에 작은 출판사로 면접을 보러간 적이 있다.


면접관: 꿈이 뭐에요? 뭐가 되고 싶어요?

나: 에디터가 되어 유명 작가들을 발굴하고 저 역시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면접관: 출판사 에디터 이 정도 학력으로는 안되는데. 유명 출판사는 다 sky 출신들이에요.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적으로 이런 내용이었다. 그날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었는지, 화풀이 대상이 필요해서 면접을 보자 한건지 모르겠으나 면접관이 지원자를 불러다 놓고 할 소린 아니었다고 본다. 처음부터 면접을 보자고 하지 않았으면 될 일을 괜히 여럿 피곤하게 됐다. 만약 이런 곳에는 합격하더라도 안 가는게 낫다. 처음 본 사람을 찍어누를 정도라면 직원이 됐을 때 행동은 안 봐도 비디오니까.


수많은 컨설턴트, 현직자, 인사담당자들이 화려한 조언을 해주지만 육감으로 알게 되는 시그널이 더욱 정확할 때가 있다. 각종 sign들이 난무하는 직장을 선택할 때는 좀 더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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