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묵은 체증은 그렇게 날아가고.
거푸집을 보면 아무래도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당장에라도 양생이 끝나길 바라면서 거푸집을 해체하기 시작하고 싶지만. 당연히 그렇게 처리할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그러기에 기다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겠지요? 이제 기초에 대한 부분은 마감을 하게 될 때가 되었습니다.
집을 지을 때 토대를 잘 닦고 기초를 잘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과거 지어진 아파트들의 경우 '와우아파트' 붕괴사건처럼 어마 어마한 피해를 낳았던 사건도 있었습니다. 와우 아파트의 경우 무리하게 집을 산 중턱에 이었다가 기초가 무너지면서 앞에 있었던 주택들까지 덮쳤던 큰 인명사고였습니다.
지은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아파트가 붕괴한 이유를 보면. 아파트의 받침 기둥에 철근을 제대로 쓰지 않아 기둥이 건물 무게를 지탱하지 못한 채 무너졌던 일입니다. 이 일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보도가 되었으며. 60-70년대 우리나라의 건축 방식이 얼마나 무리하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초는 가장 중요하며. 안에 들어가는 철근 양이나 간격이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분께서는 개인의 전원주택에서는 오버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어떤 건축물이나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들어가서 살아야 하는 이상 기본적인 것은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는 일이겠죠.
저희 집도 기초에 있었던 거푸집을 이제 떼어냈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 두부 한 모라고 말씀드렸는데. 엣지가 살아 있는 것이 정말 두부처럼 뽀얀 색을 갖고 있습니다. 아내와 저는 설계와 시공 미팅. 그리고 땅까지 고르기 위해서 2년여 시간을 보냈던 일이 불현듯이 지나가버렸습니다. 이렇게 기초가 올라갔으니 골조만 서서히 올라가면 되겠다는 안도감도 함께 들었습니다.
집을 지을 때는 목조주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목수팀입니다. 우리나라 건축법의 경우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고. 집을 짓기 위해서는 골조에 대한 부분이 우리 현지 사정에 맞게 뚝딱뚝딱 올라가야 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경량 목구조는 '캐나다식' 즉 북미식 경량 목구조 주택입니다. 이전에는 캐나다에서 캐나다인 목수들이 와서 직접 집을 지어주고 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식 목구조의 경우 우리나라의 기후와 풍토에 맞게 변경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캐나다 역시 겨울이 춥지만. 우리나라처럼 고온다습하며. 장마철에 어마 어마한 비까지 뿌려대는 상황에서 경량 목구조가 상하지 않고 버티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맞는 개선이 필요했습니다. 20년 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까지도 발전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해당하는 골조. 즉 경량 목구조는 어떻게 더 발전해야 할까요? 먼저 우리나라의 고온다습한 환경과 여름에는 동남아. 겨울에는 시베리아도 친구를 할만한 상황을 견딜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경량 목구조에서 가장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환기'가 잘될 수 있는 '밴트' 그리고 결로가 생기지 않도록 단열재 시공이 올바르게 되어야만 합니다.
저희는 베테랑 현장소장님을 초빙해서 집을 짓고 있지만. 그래도 좀 더 발전스러운 골조와 완성채를 만들기 위해서 '한국목조건축협회'측의 파이브스타 인증 제도를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설계 도면이 있지만. 다시 구조도를 설계하고. 감리까지 맡겼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골조는 올라가게 될까요? 하지만 골조가 올라가기 전에 저희 집에서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건축주가 왜 10년이 늙는지 저도 체험하는 순간이 되었죠. 그 일로 인해서 현장소장과 저희는 큰 피해를 겪게 되지만 힘을 합쳐 헤쳐나가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