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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Oct 08. 2016

꿈에 그리던 집이 현실로.

단 하루만 허락되었던 아름다운 골조의 모습들.

 여러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준 덕분에 나무로 짓는 집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처음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땅을 찾고. 설계를 하고 수십 차례 바꿔 가면서 나에게 맞는 집을 고민했습니다. 목조주택에 대한 정보가 없었을 때에도 정말 경량 목구조를 선택해도 될까 하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2층 목골조가 올라가는 것을 보니 안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뚝딱뚝딱 올라가는 구조를 보면서 설계를 해왔던 부분까지 정말 완성될지 궁금했습니다. 원래 잘 모르면 의심만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아마 집을 처음 짓는 분들은 아래 순으로 의문을 품게 될 것입니다. 

완성된 이웃집 옆에 세워지게 될 우리집. 

1. 땅을 처음 보았을 때. 


에게~ 150평이라고 했는데 이걸 누구 코에 붙여?


하지만 막상 집을 짓기 시작하면 땅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를 반복합니다. 땅이 어떻게 늘었다 줄었다를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이 느끼기에 계속 반복됩니다. 먼저 처음 나대지인 상태를 보게 되면 땅은 작습니다. 한 200평 - 300평은 넘어가야 집터로 적당해 보일 것입니다. 


땅을 처음 보았을 때 왜 사람들은 작게 느껴질까요? 아파트 평수는 보통 20-30평에 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도 말이죠. 100평을 보게 되면 손바닥 같은 느낌이 들겠지만. 그 이유는 바로 시각적인 착각에 의해서입니다. 어쩌면 착시효과가 될 수도 있겠죠.


땅이라는 것은 너무 수만 평 중에 100평이라면 작을 것이고. 사방이 막혀 있는 곳에 100평이라면 또 느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원주택을 짓는 분들은 처음 땅을 보았을 때 그냥 작다 크다를 바로 느끼는 것보다는 주변의 평가에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좋은 나무를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 예쁜 골조를 볼 수 있게 된다. 

2. 기초를 올려놓았을 때. 


 위에서 사람들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한 이유가 바로 시공을 들어가면서부터입니다. 아내와 저는 기초가 올라간 것을 보고 살짝 우울해졌습니다. 


에게 우리 집이 겨우 요만하네..


그러나 주변에서는 말했습니다. 두고 보면 알겠지만. 올라가면서 '어떻게 청소하지'라고 생각이 변할 수 있다는 말이죠. 정말 수천 평 땅 위에 기초 25평 정도 되는 규모는 손바닥 위에 콩알 만한 기분밖에 들지 않습니다. 


그런 착시 효과는 단순히 기초를 올라갔을 때에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집을 지으면서 집은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는데 나중에는 감도 오지 않게 됩니다. 하도 변형되는 느낌이기 때문에 반은 포기하고 넋을 잃고 올라가는 집을 지켜보게 됩니다. 


3. 골조가 올라갔을 때. 


 골조가 올라가게 되면 먼저 집의 기초 규모는 커지는 듯합니다. 골조의 볼륨감이 느껴지면서 왠지 땅 위에 든든하게 집이 한채 올라가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입니다. 골조가 올가 간 후에 사방이 막히기 시작하면서 아늑함은 있겠지만. 왠지 집이 작아진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목수들이 올리는 골조의 스피드는 놀랍기만 하다. 이 골조의 속살을 볼 수 있는 것도 겨우 하루만 허락된 순간이었다. 

4. 외장을 마쳤을 때. 


외장을 마치고 실내를 시작하게 되면 집이 그렇게 휑하니 느껴질 수 없습니다. 이제는 집 안에서 밖을 보는 것은 창호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아늑한 느낌은 있기 때문에 이제 아파트와 다가오는 공간감은 비슷합니다. 그러나 왠지 어떤 공간은 작아서 가구도 들어갈 것 같지 않은 느낌도 듭니다. 집이 설계에서는 작아 보이지 않았는데 실내장식을 하기 전의 모습을 보면 작게 보이기도 합니다. 


5. 인테리어를 마치고. 


 집의 인테리어를 하기 전에는 역시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간을 하나둘씩 채우기 시작하면 신기하게도 안 들어갈 것 같은 물건들도 그곳에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너무 걱정했던 부분들이 해결되는 순간입니다. 집의 인테리어가 어느 정도 완성이 되면 될수록 안도감은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설계했던 대로 집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걱정했던 일들은 현실에서 벌어지지 않습니다. 수치로 내놨던 가구가 온전히 들어갈 수 있는지 확인하고 버릴 것은 버려 공간을 키워야 합니다. 

골조 옆에 덧대는 OSD합판. 외장용으로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해서 견딜 수 있도록 허가된 제품. 

6. 준공 후 입주. 


 집이 준공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기준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준공기준은 계속해서 강화가 되고 있으며 사람이 안락하게 살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받게 됩니다. 이사를 하게 되면 이전 집보다 작아졌을 경우 집은 더욱 작아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공간이 좁아진 것보다 집이 소화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물건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여유공간이 사라진 집은 아무리 평수가 크더라도 큰 느낌을 받을 수 없습니다. 


가장 집이 예뻤던 시기. 


 저는 이 골조만 보이던 시기가 가장 예뻤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집이 완성이 되면 될수록 어느 정도 위엄을 갖춰나가겠지만. 사람이 자라면서 가장 귀여웠던 아동 시절이 있다면 목구조 집 역시 이렇게 골조가 갖춰졌을 때. 외장을 하기 전이 가장 예뻤던 시기입니다. 


집을 짓게 되면 바쁜 일상으로 인해서 현장에 잘 방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집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보여주는 모습은 추억처럼 남길 수 있는 것들입니다.

위 : 골조로만 되어 있는 집을 보면 아래 처럼 지어지게 될 집을 상상할 수 있게 된다. 


아래 : 집을 짓기 위해 최종 완성된 설계모습. 위의 골조와 비교하면 이제 어떤 모양으로 지어질지 알 수 있다.

인생과 너무 비슷한 집짓기. 


집을 짓는다는 것은 인생을 닮아 있습니다. 인생에서 어떤 일을 하던 과정 없는 완성은 없습니다. 과정이 존재한 후에 결과가 나오는 정직한 예술작품이 바로 집입니다. 저희는 설계를 하는 과정에서 완성된 모습을 미리 3D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발생하기도 하고. 3D와는 다른 현실 물로 보면서 조금씩 변경되는 결과도 얻게 됩니다. 물론 인생을 설계한다고 해서 꼭 그렇게 진행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기도합니다. 그래서 집을 잘 짓는 사람들도 100점짜리라고 감히 말하진 못합니다. 최선을 다하면 80점만 돼도 성공이란 이야기를 합니다. 


저희 부부는 이렇게 올라가는 골조를 보면서 드디어 계단으로 2층을 올라갈 수 있게 됩니다. 집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어떤 것일까요? 아파트에서만 보던 뷰와는 다른 모습일 것이기에 한껏 기대가 부풀어 올랐습니다. 그리고 확신을 갖게 됩니다. 우리 집은 잘 완성될 것이라고.. 


이상 양평 김한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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