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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Oct 28. 2016

전문가들이 바라본 우리가 지은 집.

파이브스타 2차 실사 후기. 

 얼마전에 한국목조건축협회의 파이브스타 1차 실사에 대해서 소개를 해드렸습니다. 전원주택을 짓는다고 하면 모두가 나서서 말리는 이 시점에 알맞은 선택이었습니다. 우리집의 구조엔 문제가 없는지 구조설계를 하고. 1차 실사에서 가장 기본인 못박기를 검토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2차 실사가 실시되었습니다. 


1차에서는 한 분만 오셨지만. 이번 2차에서는 6분이 참가 해주셨습니다. 가장 먼저 구조도면대로 제대로 시공이 되고 있는지 최상층부터 올라가서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5-star 품질인증 메뉴얼에 명시 되어 있는 "2-9-1. 윗갈도리, 이중 윗깔도리 이음 -1"에 명시 되어있는 부분도 체크됩니다. 


윗깔도리 위의 이음의 경우 스터드와 스터드 사이가 아닌, 스터드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플레이트 이음이 잘 이루어진 것을 확인하셨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이런 구조에 대한 부분은 꼼꼼히 체크가 되어야 합니다. 건축주들 입장에서는 알아보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우현배 건축사님께서 설계해주신 건축도면 외 두항구조에서 만들어주신 구조도면을 참고로 실사가 이루어졌습니다. 구조도면이 만들어지면서 보강이 필요한 부분이 발견되었고 그 부분도 시정조치가 이뤄졌던 것을 생각해보면. 인증제도를 통해 전문가들의 감리를 받는 것은 탁월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살 집이라면. 아무리도 이런 부분은 필수적으로 체크되어야 겠지요. 

좀더 효율적이 온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에코 온돌마루를 설치했다. 동판 효과와 함께 더 빠르고 오래가는 난방효율을 보장한다. 

전문가 6명의 토론. 


 집을 지으면서 시공사 측의 설명만으로도 건축주의 머리는 아프기만 합니다. 대부분 처음 듣는 용어가 많고. 현장에 방문한다고 하더라도 이게 지금 잘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올바르게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집을 짓는 과정에서 덮기 전에 발견했다면 쉽게 고칠 수 있는 것들이 눈 앞에서 휙휙 지나갈 수 있습니다. 


저희 집에 전문가들이 방문해주셔서 여러가지 토론을 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혼자 만의 의견만 가지고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명의 검토를 통해서 시정해야 될 부분들이 빠르게 체크되었습니다. 물론 현장소장님 측에서는 보강해야 할 일들이 많았겠지만. 그래도 싫은 내색없이 모두 보강할 것을 약속해주셨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작은 디테일 부분에서 부족한 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사항을 발견했을 때. 올바르게 고칠 것인가 아니면 그냥 넘어갈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집을 지으면서 체크했던 부분들 보다 더 많은 부분들이 체크되기 시작했습니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집을 지을 때. 시공사에 대한 모든 기록이 건축협회 측에 남아 있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집을 지을 때. 시공사가 과거에 건축주와 어떤 마찰이 있었는지 부실시공 사례는 없는지 알려준다고 하니 집을 지을 때 신뢰도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선택한 한국목조건축협회 역시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라는 것을 볼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실사가 이어지기 전에 준비가 한창이다. 

1억짜리 집을 짓기 위한 작은 보험. 


 우리는 큰 리스크를 감내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합니다. 그러나 집을 짓는 것 자체를 검증하기 위한 감리 혹은 인증 비용에 대해서는 인색합니다. 시공사와 처음에는 관계가 좋았지만 끝까지 관계가 좋은 경우는 많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언가 중간에서 검증 혹은 중재를 해줄 수 있는 곳이 필요했습니다. 


제대로 시공이 되지 않았다면 책임지고 시정을 요청할 수 있는 기관을 찾던 중에 파이브스타 인증 제도를 알게 된 것입니다. 보통 시공을 위해서 상담을 하다보면 시공사 측에서 파이브스타에 대해 부정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집을 짓는 과정에서 여러개의 클레임이 들어오게 될 경우 그것을 고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께서는 집을 지을 때 저희집보다 빨리 지었다고 좋아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덮기 전에 미리 발견해서 모든 조치를 취하다보면 늦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100년을 버텨주길 바라며 지은 집인데. 며칠 혹은 한두달 늦어지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회의 정서상. 일단 집을 얼마에 지었는지? 예쁘게 지었는지 등의 결과는 제 관심과는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얼마나 책임지고 시공할 수 있는지. 살면서 생길 수 있는 하자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가 중요했습니다. 

우리집을 한국목조건축 협회 회장님이 방문해주셨다. 집을 꼼꼼히 살피시면서 실사에 임해주셨다. 
집을 설계한 우현배 건축사님과 실사에 임해주시는 김갑봉 기술위원님.

미래를 위한 투자


 집은 우리 가족이 안락하게 누릴 수 있는 공간이길 희망하며 집을 지었습니다. 직영공사에 대해서 누군가 부정적인 이야기를 했지만. 건축주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올바른 자재와 올바른 시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여러명의 전문가들이 방문해서 토론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방법은 매우 객관적이면서도 전문성이 높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집을 지으면서 의문이 들었던 부분을 여러명에게 자문 형태로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공사에 전적으로 의지해서 진행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건축주는 정보부족으로 인한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AS를 받을 일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다 만들어지기 전에 미리 바꾸는 것입니다. 


미래의 일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택에서 몇몇 부분이 망가져 뜯어서 다시 하면 청구될 수 있는 비용은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런 결정적 하자가 있는 집을 지어서는 안되겠지만. 그래도 혹시모를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 감리 혹은 인증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보강해야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었다. 
아내와 나는 이 모든 과정이 그냥 신나기만 했다. 

이렇게 파이브스타 2차 실사가 끝났습니다. 1차에 비해서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긴장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파이브스타 실사를 하면서 또 새로이 배우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집의 인테리어나 외관도 중요하지만 역시 튼튼한 골조가 보장되어야만 차후에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목조주택의 포인트는 힘의 분산입니다. 작은 기둥 하나 하나가 촘촘하게 이어져 있어서 한곳에 무리하게 힘이 쏠리지 않도록 합니다. 그래서 약해 보이지만 튼튼한 집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집을 짓게 되면 해보고 싶은 부분이 많습니다. 설계를 할 때에도 공간 효율을 따지고 예쁘게 만들고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집은 아무리 예쁘더라도 사람이 살기 어려운 공간이 되어버립니다. 그만큼 하자를 미리 잡아내야만 집에서 사는 동안 공간을 제대로 누릴 수 있게 됩니다. 

 100년 주택을 위한 꿈을 향해 오늘도 달려본다. 

이제 3차 인증이 남았습니다. 단열재 시공과 함께 따뜻한 집짓기를 위한 과정이 남은 것입니다. 바쁘신 와중에 참석해주신 전문가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상 양평 김한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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