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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Feb 01. 2017

목조주택에서 실크벽지 사용을 반대하는 이유들.

건강한 집은 숨을 쉴 수 있어야 한다. 습도와 체온 조절이 가능한 집.

 이야기를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집을 짓게 되면 목조주택에 실크벽지를 사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나 저는 목조주택에 실크벽지를 사용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이것은 아파트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건강에 이롭지 않은 자재가 사용된 경우 사람이 건강하기란 어려운 것이 첫째 이유이며. 포기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실크벽지는 이름이 참 예쁩니다. 그리고 시공비가 비싸 고급이라는 인식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크벽지의 재료에 실크는 들어갈까요? 아닙니다. 실크벽지엔 실크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반대로 PVC라는 자재가 집 전체를 막아줍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 방출량 (TVOC)이 높기 때문에 아토피가 있는 아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의 장난감에서는 금지되어 있는 가소재 역시 실크벽지에는 골고루 함유되어 있습니다. 만약 실크벽지를 손으로 만지고 그 손이 입으로 들어가게 될 경우 가소재를 먹는 일이 되어 버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실크벽지가 대세인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실크벽지에 실크가 들어가 비싼 줄 알았던 초짜 중에 초짜였습니다.

마감하기 전과 후를 비교할 수 있는 사진. 합지를 선택했지만 디자인과 감촉은 실크벽지에 못지않게 만족스러웠다.


깔끔하게 마감되고 있는 집의 내부.
화장실에 설치될 욕실장.

목조주택은 장점의 장점이자 단점.


목조주택의 장점은 습 조절에서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그 습 조절을 잘못하게 되면 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 하자를 피하기 위해서는 습도가 배출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이 필요합니다. 그중에 하나가 합지벽지 혹은 천연벽지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아파트처럼 실크벽지를 사용해야 하는지 현장소장님과 상의를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나무집에는 합지가 맞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물론 합지는 실크벽지에 비해서 물에 약합니다. 내구성도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색이 변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저는 이렇게 변하기 시작하는 것들이 제 삶의 흔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엔틱 하게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실내에서 배출되는 습기 혹은 외부에서 밀려오는 습기를 나무가 먹지만 배출할 수 없다면 나무에겐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살아있는 재료이기 때문에 자연의 이치에 맞게 지어야 하나 봅니다.

계단이 파손되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
앞으로 사용될 현관과 중문. 그리고 사무실.

실크벽지의 안전은..


 우리나라의 건축자재엔 수 없이 많은 친환경 인증마크가 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이라는 것이 미미한 경우도 많습니다. 실크벽지에도 친환경 마크가 있지만. 과연 사람에게 해가 없는 무독성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집은 24시간을 사람이 보내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니 반찬거리만큼 건강에 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개선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름 역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실크가 들어가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PVC 벽지'가 아닌 '실크 벽지'로 불린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혼동할 수 있습니다. 만약 PVC벽지로 이름을 바꾼다면 판매량이 얼마나 차이가 날지 궁금합니다.

여러가지 자재들은 대부분 사무실로 이용될 방에서 대기했다가 설치되었다.
마감된 2층의 공간. 벽지로 마감이 되니 이제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이 되어간다.

건강은 삶의 기본


 건강은 삶에서 중요합니다. 건강은 잃으면 다시 되찾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아토피를 겪기 시작한 것이 아파트 생활이 늘어나면서 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파트가 늘어나는 시기에 실크벽지 역시 함께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 둘만이 완벽한 원인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안전성 논란이 있는 만큼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는 합지 혹은 천연벽지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도 천연벽지를 구입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천연벽지는 합지에 비해서 몇 배 비싼 가격이었으며. 저희가 집 전체를 감내하기엔 부담스러운 금액이었습니다. 만약에 집의 평수가 이전 아파트 수준이었다면 반드시 천연 벽지로 했을 것 같습니다.


합지가 좀 더 어려움이 탈 수 있고. 아이가 그림을 그리면 지울 수 없다고 하더라도 가족의 역사이고 흔적이라고 생각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해봅니다. 편한 것의 대가가 건강이라면 저는 불편하더라도 건강을 챙기는 쪽으로 생각을 하려고 합니다.

이 방에는 홈시어터를 설치할 예정. 손님이 오게 되면 아이들의 놀이방.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방으로 변신!
아내의 서재가 될 방. 햇살이 따스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좋은 방이다.


건강한 집을 희망하며..


 하지만 인테리어를 하며 마감이 되다 보니 다시 모르던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건축자재가 인간에게 해가 되는지 아닌지는 한참 뒤에 밝혀진다는 사실입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석면'입니다. 지금은 석면은 폐기할 때도 상당한 비용을 들여 폐기합니다. 그러나 이전에는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던 자재입니다.


안전성 논란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이쁘다는 이유로 선택하고. 판매자들은 안전성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 고스란히 피해는 양쪽의 신뢰관계가 무너지는 것으로 되돌아옵니다. 이것은 불신을 낳고 건축시장에 큰 문제를 낳게 됩니다. 그렇게 되는 것보다는 지금이라도 좀 더 건강한 집을 지을 수 있도록 자재를 신경 쓸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에 합지 외에 내벽 마감을 추천해드린다면. 편백나무로 마감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 역시 가격이 많이 나가는 부분이지만. 실제로 나무향이 베어 나오는 것이나 습 조절에 유리하고. 아토피가 있는 경우라면 목조주택엔 편백나무 마감 역시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집은 우리 가족이 살아가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집을 짓는 것은 예쁘게 살기 위함보다 건강하게 살고자 함이 근본이 되어야 합니다. 유지보수가 편한 자재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건강에 해로움이 있다면 마땅히 개선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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