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평김한량 Sep 07. 2017

여름의 추억 옥수수를 맛보다.

전원주택 텃밭에서 누리는 여유로움과 행복. 

여름의 추억을 정리해봅니다. 안녕하세요. 양평 김한량입니다. 


올해 여름도 무더웠습니다. 초반에는 어찌나 비가 오지 않던지 식물들이 모두 매마르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니 갑자기 폭우가 밀려들어 놀랐던 것이 올해 여름이었습니다. 장마가 없을 것이라고 했었는데 태풍급의 여러가지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놀라기엔 충분했습니다. :) 


오늘 나눠볼 이야기는 옥수수 입니다. 슈퍼에 가면 하나에 5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옥수수이지만. 직접 길러서 먹는 옥수수는 그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닙니다. 그리고 처음 심어서 먹어본 옥수수의 맛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정렬해 있는 옥수수. 열심히 키가 커지는 중이다. 

사소한 것도 내 손으로 하면 가치를 지닌다. 


요즘에는 효율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옵니다. 하지만 세상은 효율로만 구성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감정에 대한 가치 또한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감성이 존재하는 곳엔 큰 가치가 있고. 감성이 없는 곳엔 가치가 없다는 것은 진리 입니다. 


예를들어 사람과의 관계에서 사랑이 존재하고 아닌 것에서는 큰 가치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예술을 바라보더라도 애정에 대한 것은 그 가치를 결정 짓게 됩니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효율만을 중요시 하였으나 이제는 감정을 쏟을 수 있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게 됩니다. 


매일 매일을 빠르게 달리던 시절과 비교했을 때. 좀더 내 손을 거치는 것에 대한 애정을 배우게 됩니다. 삶 속에서 내 손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는 의미를 배우지 못했던 것이 과거였습니다. 단지 빠르고 효율성 높고. 남보다 더 빨리 라는 모토로 인해서 제 삶은 무미 건조해지는 경우가 많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텃밭 운영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것은 옥수수였습니다. 대략 12 그루 정도 옥수수를 심었으나 다음 해에는 더 많은 옥수수를 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도 좋고 보람이 있었습니다. 

뜨거운 여름날 물총 싸움을 하는 형과 조카. 
1년간의 보람. 

느리게 더 느리게. 


 무언가 쉽게 얻는 세상입니다. 전화 한통화 인터넷 클릭, 스마트폰 터치 하나면 우리집으로 모든 것이 배달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옥수수르 직접 심어서 먹어보고 느낀 것은 살아 있는 생명에 대한 감사함과 제 스스로가 느끼는 보람이 가장 컸습니다. 


어쩌면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상추나 여러가지를 직접 심어서 먹을 수도 있었겠지만. 아직까지 저는 서울에서 그런 마음의 여유는 없었습니다. 물론 양평에 살면서 모든 것이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의 습관은 저를 지배하고 저는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안간힘을 써야만 조금씩 변화됩니다. 


저는 현재 서울의 모습으로 회귀하려는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곳에서 행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것은 그곳에서 살 때의 불행의 원인을 여기에도 끌고 온 것입니다. 왜냐하면 삶의 만족에 대한 방법을 자꾸 잊기 때문이죠. 

옥수수 수염은 잘 말려서 차로 끓여 먹는다. 
딴지 몇분만에 쪄낸 옥수수. 한겹씩 껍질을 붙여서 찌면 단맛이 유지된다고 한다. 


행복은 현재, 그곳에서. 


 어쩌면 전원주택에 있으면서 이렇게 옥수수를 심고 먹어보지 않았다면 저는 조금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을 것입니다. 자연에 대한 관심을 발전시키게 되면 저는 좀더 느리게 될 것이고. 무엇이든 자연의 법칙에 맞게 행동하고 사고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은 양평에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누려야 할 것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양평이 누구에게나 행복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있는 그곳에서 자신의 삶에 만족해야 행복과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당장 모든 것을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잘 압니다. 


저 역시 이곳에서 살면서 모든 것을 바꾸려고 했다가 오히려 빠른 속도에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어차피 사람은 강제적으로 변할 수 없으니 주변에 있는 것에 적응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누려야 하나봅니다. 옥수수는 제게 1년간의 보상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내년 여름에 또 다른 추억을 약속하며 인사를 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이곳에 오면서 하고 싶었던 것은 집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1년의 시간이 이 집에서 흘러갔습니다. 4계절을 모두 겪어보니 이제 전원주택의 삶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준비기간과 함께 한 3년의 양평 생활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알것 같습니다. 


1. 소설 - 부자의 예언서. 


부자의 예언서는 제가 가장 쓰고 싶었던 글입니다. 물론 제가 쓴 전원주택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시겠지만. 전원주택이 지어진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 글' 입니다. 목적이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 또한 함께 응원해주세요. 


2. 서울의 습관 버리기. 


저는 성격이 불같습니다. 물론 한국사람 모두가 불 같은 성격이 있다고 하지만. 불같은 성질은 오랜 기간동안 해야할 일을 단번에 끝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연스럽지 않은 방식입니다. 물론 느긋한 사람 처럼 행동하긴 어렵겠지만. 제 나름대로 변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3. 자연에 좀더 가까워지기. 


 자연에 맞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연을 좀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면 너무 바쁠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바빠지게 되면 자연은 눈에서 서서히 멀어질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이상 양평 김한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자연을 닮은 전원주택 조경공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