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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Sep 26. 2017

말더듬이로 산다는 것.

세상엔 그 나름대로의 쓸모가 있다. 

 안녕하세요. 양평 김한량 입니다. 


저는 말더듬이 입니다. 어린 시절에 말을 더듬는 것으로 인해서 저는 상당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며. 학교에서 책을 읽기 위해서 돌아가면서 읽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지금도 책에 있는 것을 그대로 읽는 것이 매우 힘겨울 때가 많습니다. (아마 학교에서의 심각한 반응이 제겐 스트레스였나 봅니다)


말을 더듬게 되면 힘든 것은 생각한 것을 올바로 전달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이것을 좀더 극복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주변 사람들 중에서 제가 말더듬을 보면서 손가락질을 하면서 평가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말더듬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말더듬 극복하기'를 위해서 병원에 다니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완치를 희망하며 피나는 노력을 한 것도 아닙니다. 우리 가족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저 역시 그냥 말더듬는 것에 대해서 개선을 하고자 호흡을 다듬고 멈추고 이야기 하는 것을 연습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책을 글자 그대로 또박 또박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글자 그대로 써있는 것을 읽기 보다는 빠르게 이해하고 의역해서 말로 표현합니다. 무슨 현상인지 모르겠지만. 글자 그대로 읽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결점이 있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강점 혹은 약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그것을 결점으로 단정지어 버립니다. 결과적으로 소고기 등급처럼 나누어 평가합니다. A등급을 받으면 나는 A등급 사람처럼 인식되고 B등급을 받게 되면 나는 B등급 사람 처럼 착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A B C D로 나눌 수 있는 것은 세상에 별로 없습니다. 모든 것은 그 나름대로의 쓸모가 있고. 존재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 이유에 맞게 사용한다면. 그 분야에서 만큼은 A등급에 준하는 쓸모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사람은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저 역시 초등학교 시절에는 무엇을 열심히 하든 낙제생 수준이었습니다. '가' 등급이 있는 성적표를 들고와도 크게 걱정하지 않으신 어머니는 지금 생각해도 대단한 분이십니다.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가'라는 (수우미양가 중에 최하등급) 점수로 표현하기엔 다른 제 장점을 보셨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제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어린이에게도 힘든 일입니다. 쓸모 없는 사람 처럼 느껴지고 좌절 될때가 많았습니다. 말도 더듬고 성적도 낮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오히려 학교 평가나 다른 사람들 평가를 무시해야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깨닫게 되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결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쓸모는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단지 중요한 것은 그것을 찾아내느냐 없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음의 쓸모. 


 사람들은 꼭 무언가 할 때. 잘해야만 하는 줄 압니다. 제가 말더듬는 것 외에 또 한가지 약점이 있습니다. 몸치라는 점입니다. 몸치이기 때문에 줄넘기 조차 제대로 못 넘을 때도 많습니다. 그렇게 줄넘기를 하고 있을 때. 옆에서 사람들이 말합니다. 


왜 잘 넘지도 못하면서 줄넘기를 하냐고. 


그리곤 자신이 줄을 잡고 쌩쌩이를 하면서 자랑을 합니다. 참 이상합니다. 잘하고 못하고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 제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줄넘기가 하고 싶어서 줄을 넘고 있는데. 왜 옆에 와서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고 가는지 말이지요. 


이렇게 줄을 넘는 것 조차 잘못하면 하지말아야 된다는 논리는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수 있습니다. 


잘 못하면 가만히라도 있지. 


이런 이야기는 새로운 시도 혹은 무언가 엉성한 것에서 탄식조로 나오는 말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남의 비평이 아닙니다. 말을 더듬는 저는 그럼 이 세상에서 말을 하지 말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말을 더듬지만 말을 계속했고 자연스럽게 차차 개선이 되었습니다. 완치는 아니지만. 생활하면서 거의 티가 나지 않는 수준까지 도달했습니다.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세상에 나타나면 안되는 것은 없습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잘하면 잘하는대로 세상엔 존재의 쓸모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개선하려고 하는 시도를 통해서 더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하는 것이 바로 자연의 역사이며 진화의 과정입니다. 


결론. 


아마 제가 말을 더듬는 것 처럼. 다른 분들도 자신이 느끼는 약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외모일 수도 있고 성적일 수도 있으며. 만족하지 못하는 환경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이 세상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들입니다. 


완벽하게 바꾸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그대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존재하는 것입니다. 바꾸며 사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자연스럽게 변화하며 살아가기 위한 것입니다. 자신의 약점만 보며 살아가기엔 삶은 짧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 즐기고 싶은 것들만 하기에도 인생은 짧습니다. 못해도 괜찮고 엉성해도 괜찮습니다. 저 처럼 말을 더듬어도 괜찮습니다. 남이 뭐라하건 즐기면서 하면 됩니다. 


우리는 우리 모습 그대로가 가장 가치있는 모습입니다. 


가면을 던져버리세요. 


이상 양평 김한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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