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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Apr 12. 2018

매일매일이 행복한 삶은 가능할까?

나에게 특별한 100일간의 삶

 매일매일이 행복한 삶은 가능할까? 


나는 내 주변에 매일매일 행복하게 사는 사람을 보았다. 바로 우리 아내다. 아내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없다. 그리고 크게 성공하는 것도 실패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부부가 살 곳을 찾기 위한 몇 년의 시간도 즐겁게 보냈다. 


아내는 자신 스스로가 행복한 삶을 위해서 크게 애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은 누구에게나 적용하기엔 부족한 설명이 될 수밖에 없다. 행복이라는 것은 '만족'이라는 것을 나는 몇 년의 시간 동안 깨우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행복을 찾기 위한 시간을 더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퍼즐을 맞춰 나가는 기분이었다. 



뷔페와 행복 


 내 삶을 100일간으로 제한하는 프로젝트를 아내에게 선언하자 아내는 역시 반기는 눈치였다. 무엇이든 무한한 것보다는 제한된 것에서 그 가치를 찾기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보기에 뷔페와 행복 같은 느낌이다. 


우리가 뷔페를 먹으러 가게 되면. 들어가기 전에는 뭐든지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막상 먹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많이 먹지 못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것은 뷔페가 무제한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큰 만족감을 줄 것으로 예상하지만 막상 시도해보면 한 그릇 음식을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나와 아내는 어느 순간부터 뷔페를 가지 않는다. 비싼 돈을 내는 것에 비해서 만족감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고플 때 먹는 김밥과 가락국수 한 그릇이 더 큰 행복을 준다는 것에 서로 동의했다. 


소소함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겠는가?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소소한 것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매번 보는 친구들. 가족들. 그리고 일과까지.. 어느 것 하나 똑같이 되돌아오지 않는 것은 없다. 그런데 단 100일 동안만 그 삶이 허락된다면 어떨까? 반복이 된다고 하더라도 단 100번 밖에 반복되지 못하고 그 이후로는 어떤 것도 반복될 수 없다. 


그렇게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일상이 어떤 가치를 지니게 되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참 이상한 일이다. 같은 일상임에도 불구하고 왜 100일로 제한되어 있는 삶과 아무런 제한이 없을 때. 만족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까? 결국 인간에겐 무제한과 같은 느낌은 절대 행복을 줄 수 없는 조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소소함도 언젠가는 끝난다. 건강도 언젠가는 퇴보하기 시작한다. 아무리 운동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식습관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체력은 어린 시절처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자신이 이것을 깨닫기만 한다면 지금 있는 모든 일들은 다른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게 된다. 



매일이란 시간의 함정. 


 매일매일이라고 하면 왠지 계속해서 이어질 것 같은 말이다. 그러나 어느 것도 영원히 이어지는 것은 없다. 인간에게는 수명이 있고 지구에도 수명이 있다. 한 국가 역시 1000년의 세월을 버틴 국가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어느 것이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여러분들은 100일의 삶만이 허락된다면 어떤 삶으로 마무리하고 싶은가? 


나와 싸웠던 사람들과 화해할 것인가? 


해보고 싶었던 것을 모두 해볼 것인가? 


먹고 싶었던 것을 모두 먹어볼 것인가?


결국 자신이 해보고 싶었던 것들은 100일간의 삶이 제한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큰 차이가 있다. 같은 24시간이 100번 반복되는 것 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100일 동안 매일매일 행복한 남은 여생은 가능할 것 같지만. 10년 동안 3650일 동안 행복한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 물론 이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삶이 무조건 행복한 것만 영원토록 이어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서 소중하지 않은 날은 없다. 힘든 순간이 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먼 훗날 지나고 나서 큰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같은 사건도 지금의 시점이냐 나중의 시점이냐에 따라서 행복감도 달라진다. 사람의 관점은 이렇듯 쉽게 변해버린다. 


매일매일이라는 것도 지금은 너무나 가치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것 조차 함정이다. 현재 내 옆에 있는 친구가 속상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아예 사라져 버린다면 그것은 다른 이야기다. 남자 친구, 여자 친구, 배우자, 가족 등. 자신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아예 사라지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좀 더 나은 것을 원할 뿐이다. 


좀 더 나은 것을 원한다는 것은 개선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현재 있는 것이 당연하기에 그것을 만족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와 같다. 감사함의 반대말은 당연하다는 것을 알면 이해는 쉽다. 매일이라는 것이 감사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그것이 당연하기 때문일 것이다. 


매일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당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해법이다. 


그래서 100일간 허락된 자신의 삶을 감사해야 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고 행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해답이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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