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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May 17. 2019

정말 괜찮은가.

우리는 오늘도 그럭저럭 잘지내고 있다.


전쟁

기아

재해


로부터 비교적 안전해졌다. 과거에는 극한의 고통에 시달렸기 때문에 의식주 자체가 로망이었다. 그래서 소원을 말해보라고 하면 흰쌀밥을 배터지게 먹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모두가 방황중이다.


제대로 된 답변을 하기 힘들다.

진심으론 사는대로 산다가 현주소 일 것이다.


집이 꿈인 사람은 집을 사고 방황하고.

여친 남친이 꿈인 사람은 사귀고 나서 방황한다.

마찬가지로 자동차, 스펙, 직장 모두가 같다.


좀더 위로. 좀더 많이 가질 수록 방황은 심해진다. 가진게 많을 수록 유지는 힘들기 때문이다.


먼저 리더의 부재가 심각하다. 우리는 경제적 리더만 찾았지만. 그 이후로 철학의 리더. 삶의 리더. 종교적 리더를 찾지 못했다. 리더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당황중이다. 그 자리에 올라갈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배우지 못한 상태에서 리더가 되어버렸다.


빠른 발전은 이런 것을 함께 가져와 버렸다.


롤모델로 삼았던 사람들은 모두가 부자되세요를 외쳤다. 결국 모두가 가졌지만. 상대적 박탈감만 심해져버렸다. 모두가 같이 못살때와는 다른 괴로움이다.


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사람을 만난다.

돈을 쓴다. 혼자 알기 아까워 sns에도 올려본다.

남들에 비해 가진게 부족하니 왠지 허탈하다.


나 빼고 다 잘사는 것 같다.


우린 정말 괜찮단게 뭔지 모른다.


안겪어봤으니 모른다. 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에 어린이집 유치원에 녹음기를 장착해서 아이를 보낸다. 초등학교 학부모 카톡에 시달린다. 그런 부모의 불안을 보고 자란 아인 더욱 불안하다.


정말 괜찮아지기 위해선 마음이 놓여야 한다. 주변에 의심할 거리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우린 우리 마음 속에 기어코 불안을 만든다. 관계의 불안, 경제적 불안,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불안을 멈추기 위해서는 당연한 기준을 다 허물어야 한다.


모두가 대학에 가야한다는 착각.

모두가 평균 이상 되어야 한다는 착각.

모두가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착각.


이런 기준들이 평균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을 괴롭게 한다. 그리고 평균 이상 되는 사람들 역시 자신이 그 이하에 해당할 까봐 늘 남을 의식하고 힘들어 한다. 가진게 많건 적건 다 힘들다. 괜찮은 사람은 별로 없다.


누군가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다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국처럼 고도성장을 한 나라도 없고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나라도 없으며. 남을 의식하는 나라도 없다. 다른 곳엔 없는데 다 그렇다라고 말하는건 아쉽지만 착각일 가능성이 높다.


괜찮아지려면.


우리가 괜찮아지려면. 모든 것에 균형이 필요하다.


관계의 균형

일의 균형

자아의 균형


등. 자기가 보기에도 남이 보기에도 지나치면 안된다. 그런데 모두가 지나치다. 허례허식과 같은 것들이 무너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마음이 가벼워야 한다.


나를 되돌아 보았을 때.


나는 정말 내가 느끼기에 가벼운 일들을 많이 하고 있는가.

단체를 위한 단체생활을 위해 부담스런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가.

나의 생각을 온전히 전할 친구나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있나.

혼자 있을 때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물질적 결핍에서 벗어나니

이젠 정신적 결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에 익숙해져 자신이 괜찮은지 아닌지도 모르게 되어버린다.

결국 괜찮아보이기 위해서 사는 것 처럼 되어버린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 애인지 어른인지 모를 방황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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