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나에겐 과분한 것들이 있다. 이전부터 아내는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그래서 어딜 가나 아내 이야기를 하거나 글을 써도 아내 이야기가 많았다.
최근 들어 그런 것이 하나 더 생겼다. 바로 검도라는 운동과 관장님과 사범님이다. 거의 30년 전부터 하고 싶었던 검도라는 운동은 호구의 값 때문에 시작도 못했다.
그러다 성인이 되어 시작했는데. 우연히 코로나가 겹쳐서 검도관에 사람이 많지 않아 과외를 배우게 되었다. 성질 급하고 운동신경 없는 나를 사범님은 허허 거리며 받아주셨고. 혼자 배우는 타임을 관장님은 폐강하지 않았다.
30년 전에 내가 이렇게 검도 과외를 받을 날을 알았다면 어린 시절 그리 괴로울 필요가 있었을까. 대부분 아쉬운 것들은 언젠가 채워질 것들이 많다.
그리고 지금 누리는 것들은 과거엔 없어서 아쉬웠던 것들이 많다. 없던 것이 채워지면 또 갈망하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나 자신이 그런 상태라는 것을 알면 지금 감사할 수 있는 것도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