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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평김한량 May 04. 2016

귀촌,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인생 3 모작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도시, 얼마나 돈을 벌어야 먹고살까.


 과거의 고민은 제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어야 할 것인가 였습니다. 그런데 돈은 벌면 벌 수록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후 이젠. 양평에 앉아서 산을 봅니다. 사람이 산을 본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인데 불안함도 있습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이렇듯 우리는 무언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바로 '불안감'입니다. 귀촌은 자연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내 삶'을 살기 위해서 선택한 일입니다. 도시에서는 이 불안감을 잊기 위해서 무언가 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야근도 하고. 투잡도 하고 쓰리잡도 합니다. 시간이 귀한 것인지 돈이 귀한 것인지 헷갈리기만 합니다.


양평을 자주 온 것과 직접 이곳에서 사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매일 매일 보는 산은 이색적인 풍경이 아니라 제 삶의 일부가 되어갑니다.


제 고민은 '이제 얼마나 많은 돈을 벌까'에서 다음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생활비를 아낀다고 하더라도 고정비는 들기 때문에 간혹 그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산을 보고 있다 보면 그 생각은 다시 바람처럼 흘러갑니다. 그리고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걸으면서 바라보는 시선. 도시에선 가까운 것을 보았다면. 이제는 먼 것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중에 'UP'이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성우로는 이순재 할아버지가 맡으셨었습니다. 양평에 온 첫날 우리는 그 만화영화를 보았습니다. 아내는 어떻게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만화영화를 통해서 새삼 느끼게 된 것이 있습니다. 

인생은 짧다. 혹은 길다.


인생이 짧은 이유는 부부가 살아가는 동안이 주마등처럼 흐르는 장면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할머니와 어릴 때 했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남미로 떠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부터 스토리는 길게 진행됩니다. 아내를 잃었던 할아버지의 삶엔 의욕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플레이 시간이 깁니다.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의 삶을 길게 쓰라는 말 같았습니다.


저 역시 지금까지 살아왔던 인생을 짧게 썼던 것 같습니다. 도대체 돈을 얼마나 벌 것인가에 대한 고찰. 나도 한 번 잘살아보고 싶다는 욕심. 혹은 도시에서 살아야 했던 처절한 몸부림으로 인해서 매일 매일이 지쳤었습니다.


그리고 이젠 산을 봅니다.


 사람이 산을 보는 것 조차 불안할 정도로 무언가에 쫓긴다면. 그것은 과연 제 삶이 온전하게 이뤄졌는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도시에 있었다고 해서 무조건 안정적인 것도 아닌데 바빴던 일상이 오히려 정상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되돌아 가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얼마나 벌 것인가에 대한 생각 이후로 어떻게  살 것 인가를 정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생각을 해야 합니다. 생각을 하기 싫어도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의 기준은 필요합니다. 그 기준이 없으면 마냥 불안해지기만 합니다. 눈 앞에 있는 것을 보고 생각하면 여유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자연 속에서 혼자만의 공간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인생은 원래 불확실 한 것이다.


 귀촌을 하게 되면 불안한 것이 있습니다. 살아보지 않았는데 잘 살 수 있을까부터 다양한 궁금증입니다. 그것은 모두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들입니다. 그런데 도시에 있다고 해서 미래에 대한 불안은 사라지는지 궁금합니다. 도시 역시 미래는 불안하기 마찬가지입니다. 다가오지 않았고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귀촌을 하면서 생각이 드는 것은 도시보다는 좀 덜 쫓기게 됩니다. 왜냐하면 공간적으로 나를 압도하는 큰 건물들이 없고 산 하나. 강 하나만 덩그러니 있기 때문입니다. 눈 앞에 나보다 큰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저 멀리 무언가 보입니다. 그러나 그건 압도적이지 않습니다. 산은 빌딩보다 큰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결국 눈 앞에 무언가를 쥐고 있으면 덜 불안할 것 같지만. 막상 그것을 쥐고 있다고 해서 불안이 떨쳐지진 않습니다. 그렇다면 좀 더 멀리 떨어져서 보면 어떨까요? 문제의 밖에서 나와서 말입니다.


여행과 귀촌의 차이.


여행은 즐겁습니다. 그러나 일정이 꺾이게 되면 불안감이 서서히 다가옵니다. 되돌아 갔을 때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귀촌을 하게 되면 되돌아갈 곳은 집 밖에 없습니다. 잠깐 나와서 산을 봤다가 집으로 되돌아 갈 뿐입니다. 자연을 쫓기듯 보며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저와 함께 하는 것 자체만으로 가치는 있습니다.


귀촌을 하기 전에는 자주 여행을 다녔습니다. 해외 도시를 가기도 하고. 자연을 보러 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되돌아 옵니다. 일상에서 잊혔던 현실들을 다시 깨닫고 또 여행을 꿈꿉니다. 여행 비행기표를 끊고 또 기다립니다. 매년 반복되는 그런 패턴은 점점 짧아집니다. 삶 속에서 행복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꼭 여행을 가야만 제가 행복한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이 질문은 답이 있다가도 없어집니다. 왜냐하면 세상이 변하고 나도 변하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답을 찾지 않으면 지금은 적용되지 않을 답만 쥐게 됩니다. 제 삶은 제 자신이 스스로 느끼기에 편안한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호흡이 빠르지 않고 정말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그런 삶.


왜 저는 과거에 꿈이 부자였으며. 끊임없이 밀려오는 택배에도 만족을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도시에도 개미는 있었는데 그 개미를 여기에 와서야 앉아서 보고 있습니다. 마음이 편해집니다. 개미를 본다고 해서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마음이 편해지는 이것은 도시에서 돈 주고 살 수 없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푼다고 돈을 들여가며 취미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산을 보며 걷고 개미를 보면 앉아서 구경하는 삶. 그 삶이 비정상 적이라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편해지는데 5분밖에 걸리지 않는 일을 그동안 저는 못했습니다. 이 방법이 비정상적이라고 생각이 들더라도 앞으로 자주 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마음이 가는 일이기 때문이죠.


얼마를 벌 것인가.


귀촌 후. 많은 돈을 벌겠다. 과거의 내 전선 시대를 찾고 싶다.라고 한다면 더 괴로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경쟁을 피하러 와서 또 경쟁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죠. 반대로 얼마를 벌 것인가 보다 적게 벌더라도 얼마나 잘 살 것인가를 고민하면 이곳에서는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제가 겪었던 입시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습니다. 대학에 대학원에 박사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 뒤엔 또 다른 경쟁이 있을 뿐입니다. 경쟁은 남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알려주고 싶습니다.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불안해하지 않는 것. 행복을 누려야 할 상황에서 행복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단지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더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귀촌엔 분명 새로운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것입니다. 그러나 도시에서도 매일 매일 발생한 문제와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모두 당연하다 생각됩니다. 단지 온전히 내가 마음이 편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전 충분합니다.


이제 글을 마치고 아내와 다시 산책을 하기 위해 나갈 예정입니다. 무엇을 할지는 좁은 집 안이 아니라 밖에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을 우울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산을 보며 스스로에게 묻고자 합니다. 고민에 대한 새로운 해결 능력을 키워봅니다.


양평 김한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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