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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해 Feb 13. 2016

세상구경 잘 했소, 마지막까지 노래하세.

그런 길은 시시하다는 말에 너의 대답은 "그게 어때서" 그래 그저 다른 것 뿐이야. 그래도 나를 초라하게 만들진 말아줘. 내세울 건 자존심밖에 없지만, 이 자존심이라도 팔아서 눈 붙일 자리는 구하고 있으니까. 깡패처럼 행동해도 다음날에는 웃어 넘기며 노래를 부르고, 욱 하는 성격도 가끔씩은 죽이고 있는 내가 새삼 신기해. 의심이 많아 누구의 말도 믿지 않았던, 심지어 나 자신에게도 솔직해 지지 않고 오기를 부렸던 나야. 우리가 말하는 예측 가능한 삶을 부정하고 있었지. 하지만 언제부턴가, 삶은 반복된다는 것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끼게 되었어. 따라서 '내가 이런 인생을 살고 있지 않으면 어땠을까' 라는 질문은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지. 왜, 몸으로 느끼는 건 부정할 수가 없거든. 깨달은 거야. 아니 어떻게 보면 또 내가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본 것일 수도 있어. 하지만 난 그냥 또 이렇게 생각할래. 오랜 시간 동안 세상 구경 잘 했다고. 그러니 그냥 마지막까지 노래하자고. 답답하지. 하지만 뭐 어떡해, 원래 인생에 답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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