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다이어트는 감정의 문제다

섭식장애, 약물 복용과 심리 상담 없이 자연치유의 기적이 일어나다

by 양우영

덜 고통스럽게 가는 방법은 없을까?


나는 살이라는 벽 앞에 선 죄인이었다. 체중계의 미세한 눈금 하나하나가 그날의 기분과 자존감을 결정했다. 20살, 걸그룹 연습생이 되어 꿈을 안고 극한의 다이어트에 몸을 던졌다. 그러나 반복되는 절망과 함께 번번이 무너졌다.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단 채 춤을 추고 줄자로 몸 구석구석을 측정했다. 빨간 날에도 예외 없이 초 단위로 전쟁 같은 나날을 보냈다. 마음에는 고름이 생긴 줄도 모른 채 쉬지 않고 뛴 결과 폭식증과 거식증의 섭식장애, 저체온증, 우울증, 대인기피증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덜 고통스럽게 살을 빼고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더 많이 움직이고 덜 먹었는데도 왜 불행하지..?


얼음장처럼 차가운 전신과 불규칙하게 요동치는 심장을 느끼면서도 나는 꿈꿨다. 맛있는 음식을 마음 편히 먹고 싶었고 더 이상 징벌 같은 운동도 하고 싶지 않았다. 울다 지쳐 잠든 다음 날이면 퉁퉁 부은 두 눈을 하고서 수많은 해부학, 영양학, 건강, 다이어트 서적들을 집요하게 탐독하기 시작했다. 한 손에는 한 줌의 간절한 희망을, 다른 한 손에는 책을 움켜쥐고서. 그러나 절박한 내 마음이 우습게도 끝은 늘 허무했다. 지식은 차고 넘쳤지만 그 어디에도 해답은 없었다. 가려운 부분을 긁을 수 없는 느낌이었다.


다이어트 성공 정보를 홍수처럼 쏟아내는 세상이다. 그런데도 왜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요요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걸까? 심지어 의사나 약사 같은 건강 전문가들조차 말이다. 다이어터들은 칼로리를 계산하고 고강도의 운동을 하며 가혹한 기준들을 여과 없이 흡수한다. 문제는 이런 감량 방법들은 단기간에만 반짝할 뿐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밀가루와 이스트를 섞어 오븐에 구워내면 따끈한 빵이 되듯, 다이어트에도 성공 레시피가 존재한다. 그 중심에는 ‘감정’의 해방이 있다. 상처가 깊이 파여 피가 철철 흐를 때 단순히 진통제를 덮어두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상처 난 부위를 깨끗하게 소독하고 꼼꼼하게 꿰매야 비로소 아문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감량과 유지라는 달콤한 변화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감정’이라는 단단한 기초가 필요하다.


이 책은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먹으면서도 예뻐지고 PT에 수백만 원을 쓰지 않아도 되는 신기한 다이어트 비법들을 다룬다. 소위 치팅 데이(Cheating Day)가 필요하지 않다. 야식을 먹거나 회식을 할 때, 여행을 떠날 때도 더 이상 살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이 책이 당신에게 선사하는 것은 통제가 아닌 자유다.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해 스스로를 괴롭히던 강박에서 벗어나, 약물 치료나 상담 없이 섭식장애를 극복한 나의 생생한 경험도 만날 수 있다. 내가 먼저 걸어간 험난한 길이 당신에게는 지름길이 되기를, 부디 나와 같은 고통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섭식장애는 복잡하게 얽힌 마음의 질병 중 하나이다. 선뜻 병원을 찾을 수 없어 괴로워하는 누군가에게 이 책은 하나의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살이라는 절벽 앞에 서서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면 이 사실을 기억하라. 더 편안하게, 더 행복하게 걸어갈 수 있는 길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돌이켜보니 내가 겪었던 수많은 좌절은 ‘의지 부족’이 아닌 노력의 숭고한 증거였다. 무능함이 아닌 끈기의 아름다운 흔적이었다. 이 책을 곁에 두고 필요한 부분들을 선별해 스스로에게 적용해 보라. 한 걸음 한 걸음씩 ‘실행’해 나간다면 당신은 분명히 더 날렵해지고 예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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