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에 대한 오해와 진실 (2) - 보디빌더들의 저염식, 무염식
보디빌더들이 저염식, 무염식을 하는 이유
운동과 영양에 관련된 글들을 쓰다 보면 종종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보디빌더들의 저염식 식단'에 관련된 것이다. 사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나름대로는 나트륨 섭취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아본 사람들이다. 다만 정보가 넘치다 보니 어느 말이 맞는 말인지, 그리고 '왜' 맞는 말인지에 대해서 찾아보기가 다소 어려울 뿐이다. 그리고 이 질문은 헬스클럽이나 피트니스에서 트레이너들을 붙잡고 물어봐도 사실 뾰족한 대답을 얻기는 힘든 질문이기도 하다. 그들은 운동 교습의 프로페셔널이지만, 생리학이나 해부학적 지식에까지 그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본론으로 돌아가보자. 사실, 대회에 나가는 보디빌더들이 염분은 물론이고 수분까지도 엄격하게 통제하는 식단을 구성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체내 나트륨 량이 줄어든 상태로 일정 이상의 시간이 지나게 되면, 나트륨 농도를 맞추기 위해 몸의 근육과 세포가 가지고 있던 수분들이 몸 안으로 재흡수 되기 때문이다.
보디빌딩 대회에서 입상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운동을 통해서 키운 근육의 크기와 선명도를 가능한 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염분을 줄인다고 해서 근육이 커지지는 않지만, 선명도가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다. 수분이 빠져나가면 다소 두루뭉술하던 근육에서 근섬유가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효과를 얻는다.
하지만 대회를 준비하는 수준의 극단적인 저염식이나 무염식은 오래 지속할 수 없다. 컨디션도 급격하게 떨어질뿐더러, 건강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디빌더들도 수분과 염분을 통제하는 것은, 대회 개최 날짜 거의 직전에 마지막 수단으로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가끔, 저염식이나 무염식을 실시한 뒤로 군살이 빠지고 체중이 줄어들었다는 경험담을 말하는 주변인들은 항상 존재하게 마련이다. 주변인들이 아니라면 인터넷이나 SNS 어딘가의 누군가는 이야기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그 자체는 사실일 수 있고, 겉보기로는 줄어든 것 처럼 보이는 것도 일단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몸이 갑작스럽게 줄어든 나트륨 농도에 대응하기 위해 하는 작용이며, 평생을 저염식으로 살아가기란 굉장히 힘이 드는 일이다. 저염식은 신진대사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순환기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컨디션 유지 면에서만 생각해 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의 몸이 건강한 편이라면 나트륨을 줄이기 위해서 애를 쓰는 것 보다는, 식단에서 칼륨이 풍부한 채소의 비율을 좀 더 높이는 편이 낫다. 완벽하게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사실상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라면 다소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지만, 비교적 건강한 사람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은 정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신장 기능이 온전하지 못하다면, 물을 마시는 것 조차도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이라고 볼 수는 없음) 게다가, 문명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하나 간과하고 있다.
저염식은 맛이 없다.
소금이야말로 음식의 맛을 내는 가장 중요한 물질이고, 음식에 있어 ‘간’을 맞추는 조미료의 본질인 것이다. 몸을 만들고 체중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이것이 건강하고 즐거운 식생활과 양립할 수 없는 것만은 아니다.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다.
그러니, 나트륨 섭취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심지어 보디빌더들조차도 대회가 없는 비시즌기에는 민간인들과 동일한 식단과 그에 따른 적절한 양의 나트륨을 섭취한다.
잊지 말자. 인류의 식문화는 생존에 가장 효율적인 형태로 발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