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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Apr 18. 2019

여행과 여행 글쓰기는 다르다

여행 글쓰기에 대하여 


제 주변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참 많습니다. 요즘같이 날씨가 따뜻해질 무렵에는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가까운 근교로 바람 쐬러 나들이 가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분명 여행은 사람을 더욱 유연하게, 생기 있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행을 좋아하신다면 누구나 한 번쯤 이 여행의 감정을 박제된 채 보관하고 싶은 감정에 휩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하는 만큼 여행에 대한 글, 그림, 사진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부쩍 여행 이야기를 꾸준하게 글로 옮기시는 분들도 많이 보이고 서점에 가보면 여행과 관련한 신선한 책도 제법 눈에 보입니다.


저는 누구나 여행의 추억과 당시 바라보는 심상을 여행으로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무나 꾸준히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긴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여행을 한다는 것 그 자체와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서로 친구처럼 보완이 되거나 큰 시너지가 될 수도 있지만 둘의 영역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은 낯선 환경에 '나'를 데려다 놓는 것부터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맛, 자연, 건축물을 보며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각들이 꿈틀대기 시작하죠. 일상을 벗어나 인상적인 감동을 개인의 의식 속에 남기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개인의 의지와 주관을 갖고 능동적으로 선택하여 경험하는 경우가 많죠. 처음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보았을 때 신에게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고자 하는 열망과 울창한 숲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라오스에서 에메랄드빛 석호를 보고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 캐리어가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이렇게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깨닫고 배운 것도 모두 여행을 통해서입니다. 이렇게 여행은 행동으로 느끼고 행동으로서 얻는 생각들이 주를 이룹니다.


제게 여행 글쓰기는 정제의 시간입니다. 행동을 통해 입력된 여러 가지 정보, 이야기, 감정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이죠. 행동을 통해 어떤 것을 느꼈는지 구체화하고 다시 한번 그 감정과 생각을 정리합니다. 그렇게 정리를 하면서 자칫 흘러갈 수 있는 여행에 대한 기억을 기록 속에 박제를 하죠.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여행을 남깁니다. 정적인 과정이고 때론 흝어진 기억을 붙잡느냐 머리가 아프기도 합니다. 


이렇게 두 가지 영역이 서로 성격이 다르다는 전제에서 먼저 시작을 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여행을 좋아하면 여행 글쓰기는 아주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에게 있어서 두 개는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상호 보완이 될 수 있지만 이것을 잘하면 저것을 잘해야 한다는 두 영역 간 맥락이 다르다고 볼 수 있죠. 두 개가 명확히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여행 글쓰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같다고 생각을 하는 순간 여행 글쓰기가 안 풀릴 때 상당히 스트레스가 오거든요. 저 역시도 왜 나는 여행은 좋아하는데 이렇게 글은 안 써질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였는데 이제 그런 부담에서 다소 유연합니다. 두 개의 영역이 다르니 당연히 부족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한 영역을 미친 듯이 좋아하니 다른 한 영역이 좀 더 시너지가 낼 수 있구나, 보완될 수 있구나라고 고쳐 생각하곤 합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는 어떻게 여행 글쓰기를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다뤄 보도록 할게요!






* '여행'이라는 스승을 통해 창조적인 경험과 인생을 배워 나가고 있습니다.

@traveler_jo_

* book_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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