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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바닥 Aug 23. 2023

아! 나 영화를 찍어야겠어.

불편함이 진화되니, 진화를 해야 할 때임을 알았다.

이직을 준비하는 어느 날이었다. 불안함은 내 머릿속에 불을 지펴댔다.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속에 메스꺼운 연기가 가득 찼다.


'어차피 회사는 다 똑같지 않을까? 여기나 저기나...?'


'옮겨봤자 똑같을 것 같다'는 생각은 곧 확신으로 돌아서 내 불(화르륵) 편함을 진화시켰다.


평정을 찾았다. 진화된 마음속에서 어떻게 '진화'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됐다.

나는 어딜 향해 나아가고 싶은 걸까.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직장인이라는 핑계로 잘 쓰지 않던 펜을 잡았다. 짧고 부담 없게 생각을 적기로 스스로와 약속했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이직을 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글을 그만두지 않도록 말이다.


불씨에 타다만 생각들이 내게로 왔다. 너무 무서웠다며 나를 부둥켜안고 울어댔다.


 "미안해, 내가 미안해.. 너희를 잘 돌보지 않았어"


후회와 자책의 순간을 뒤로한 채 타다만 생각들을 모았다. 쌔커매진 부분들은 잘라내고, 멀쩡한 부분들은 이어 붙였다.


디자인, 글쓰기, 생각, 행복, 기억..


모두 이어붙이자, 강한 불씨에도 살아남은 생각들이 내게 말했다.


'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되기'


아! 그래 영화를 찍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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