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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바닥 Aug 24. 2023

난생처음 필름에세이를 찍었다.

이렇게 무작정 해도 되는 거지?

나는 디자이너인 내 삶에 무척이나 만족하고 있다. 세상의 문제를 시각언어로 해결한다는 매력은 이 직업에서 날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생각하고 글 쓰고 만들기를 반복하는 삶을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는 창작가가 되어가고 있었다.


사회생활을 하며 디자인을 할 때, 남들의 시선에 맞춰 창작물을 수정해야 할 때조차 이 직업을 선택함에 후회가 없었다.


디자이너로써의 삶이 늘 가슴 뛰었던 건 아니다. 어느샌가 나조차도 남들이 만든 것과 구분이 가지 않는 창작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건 아니야'


내가 만든 것과 남이 만든 것을 펼쳐놓고 그중에 내가 만든 걸 골라내라고 하면, 못 고를지도 모를 정도로 흔하디 흔한 디자인을 하게 되었다.


회사의 생각에, 남들의 생각에 맞추다 보니 '내가'없는 창작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본디 창작이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여기서 '인간'은 만드는 창작자 즉 본인이 주체가 돼야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없는 창작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좀 더 나와 가까운 디자인을 하고 싶었다. 좀 더 내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영화를 찍기로 마음먹었다. 영화 아카데미, 한국 영화 산업협회 등 다양한 교육처를 찾아봤다. 영상 시나리오 쓰기부터 단편영화 제작까지 교육은 너무 다양했지만 가격도 너무 다양했다. 아, 비싼 쪽으로 말이다.


곧 있으면 대학원 개강도 있었다. 회사도 다녀야 한다. 그래서 영화를 배우는 걸 미뤘다 아, 물론 금전적인 부분의 영향도 받았다.


잠깐 고민에 빠졌다. 이렇게 미루면, 또 달라질 것 없이 똑같은 세상에서 '이거~하고 싶었지'라는 말만 반복하며 시간만 죽이고 있을 것 같았다.


영상을 편집할 줄 아는가 > yes

영상을 찍을 수 있는가 > yes

글을 쓸 줄 아는가 > yes


일단 되는대로 찍고 편집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최근에 쓰기 시작한 짧은 글들을 기반으로 영상을 찍기로 했다.


무작정 카메라를 들었다. 보이는 걸 찍으며 머릿속으론 글을 썼다.


난생처음 그렇게 필름에세이를 찍었다.



Instagram- fill.8999


https://www.instagram.com/reel/CwTyJXHpsU9/?igshid=YTUzYTFiZDMwYg==


(역을 향해 걷는 사람들 글 하단에 영상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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