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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바닥 Sep 07. 2023

음소거

헤어짐을 말했던 순간.

오늘따라 유달리 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웅웅 거리는 주변 소음은 내 귓가 근처에서 너의 소리를 밀어내고 자리를 잡았다.


옆자리 여자가 통화하는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린다. 찢어질듯한 기계음 사이로 그 둘의 다정한 대화가 오고간다. 너의 입술이 움직인.  넌 다 마신 커피잔의 얼음을 빨대로 톡톡 건들며 짤랑거리고 있었다. 음소거가 된 채 시간이 흐르고 있다.


얼음이 녹아, 물이 되어갈 동안 너는 말했고 나는 듣지 못했다.


그게 내가 기억하는 우리의 마지막이었다.

지금도 나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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