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추억으로 오늘을 채워가는 사람들.
이번 주는 새삼 겨울인 것을 실감할 만큼이나 추웠다. 나는 겨울이 싫고도 좋다. 겨울에 대한 혼자만의 아련한 추억들이 많기 때문이다. 흰 눈밭에서 하양이(우리 집 진돗개)와 뛰어놀던 어린 시절, 비닐봉지에 썰매를 태워주시던 어머니, 어머니께 혼나서 내복 바람으로 쫓겨나 언니와 남동생과 담벼락에서 눈물 콧물 흘리며 울었던 이야기, 겨울이 되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추억들이다.
사실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이 에피소드들을 홀로 떠올리면 괜스레 그때의 감정들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가끔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어머니, 엄마에게 추억을 더듬으며 이야기하기도 한다.
"엄마, 우리 어릴 때 주택 살았잖아?"
"그랬지"
"그때 엄마가 언니만 육교 언덕에서 썰매 태워줬다고 나 울었던 거 기억나?"
"너는 어릴 때부터 유달리 샘이 많았지"
3남매 중 둘째인 나는 언니와 남동생에 대한 시샘이 많았다. 오죽하면 어린 남동생이 타던 유모차까지 뺏어 타고 남동생은 엄마손을 잡고 걸어갔더라. 27살이 된 지금도 그때의 이야기가 종종 화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면 미안한 마음에 슬쩍 동생의 눈치를 보곤 한다. 추억의 무서운 점은 그때의 기분과 생각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때문에 우린 더 생생히 추억을 떠올리려 애쓴다.
오늘도 잠자리에 들기 전 누워서 '오늘 한 일'들을 떠올린다. 혼자 이불 킥을 하기도 하고 이렇게 글로 적어 내려가기도 한다. 오늘이 지나 내일이 되면 오늘의 일들은 전부 지난 일이 된다. 그중에서 특별한 기억들은 머릿속에 꼿꼿이 홀로 남아, 자신을 떠올려주길 기다린다. 우린 그런 기억들을 '추억'이라 부른다. 어쩌면 우리는 어제를 추억하기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