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의 붕어빵

사랑하지만 서로를 살찌우지 못한 인연들.

by 손바닥

너랑 헤어진 지도 벌써 몇 해가 지났다. 따뜻했던 너와의 첫 만남은 닳고 닳아 이미 헤어져버렸다. 흐릿한 기억 속 미적지근해진 감정들이 이제 너와 내가 별 것 아닌 인연이었음을 말해준다. 많이 내어준 만큼 많이 돌려받을 것이라 생각했던 사랑은 사실 많이 내어주고 많이 상처 받게 만들었다.


지금처럼 추운 겨울이었다. 따뜻한 붕어빵이 너무 맛있는 계절, 나는 너를 처음 만났다. 팍팍한 삶을 사는 나에게 너는 항상 따뜻한 붕어빵 같았다. 한입 베어 물면 따뜻함에 추위가 물러서고, 달콤한 팥이 다음에도 자길 또 찾아달라고 유혹하는 것만 같았다.


항상 나에 대한 허들을 높이며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몰아넣는 내게, 너는 항상 '잘될 거야'라고 말해줬다. '너라면 가능할 거야'라는 그 말을 들을 때면 정말 너에게만은 내가 상상하던 '내가'된 기분이었다. 달콤한 팥 같은 너의 말에 길들여져 가며 하나 둘, 점점 더 너에게 많은 것을 내어주게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달콤한 말들이 내 마음의 살보단 단순히 몸무게를 늘리는 일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것을 내어줬지만 결국 너도 나도 서로를 제대로 살찌우지는 못했다.

. -단순히 몸무게만 늘렸을지, 아니면 마음의 살까지 붙여줬을지, 정신적 지지였는지 그저 입에 발린 말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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