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 회사의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있는 팍팍한 야근 요정 입니다. 저는 공기업 형태를 가지고 있는 사기업 회사에서 벌써 주니어의 이름을 떼고 시니어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짧고 간단한 제 소개는 이쯤 하고, 오늘은 회사에 한명밖에 없다는 인하우스 디자이너로써 느낀 장단점을 극명하게 써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꽤 장편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발령 나기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넣어보려고 하거든요. 대기업이나 공기업을 생각하는 인하우스 디자이너가 실제로 이런 일까지 겪을 수 있다는 걸 한 번쯤 공유해보고 싶었습니다.
본격적인 회사생활과 타 부서 발령에 대한 이야기까지 시작 전에 몇 가지 '웃픈 여담'들을 풀어볼까요?
미대생은 먹이를 좋아합니다. 저요? 약간 관종이긴 하죠
제가 일하는 곳은 데이터 분석과 기업신용평가를 겸하는 회사입니다. 아무래도 그렇다 보니 분석 쟁이 공돌이들이 직원의 대부분이죠. 공돌이들 사이 한줄기 전설 같은 디자이너로 4년째 근무 중인 제게 동료가 생겼습니다. (제 근무 성과가 그들의 채용에 영향을 미비하게나마 끼친 거였으면 좋겠네요. )
그래도 회사에서 디자이너의 필요성을 느끼고 무려 2명이나 디자이너가 늘었습니다. 이제 저는 회사의 하나뿐인 디자이너가 아닌 거죠 -쥬르규ㅠㅜㅠ -행복했다가도 아니었다가도 만감이 교차합니다.
다른 디자이너분들은 다 다른 부서에서 근무해서 많이 접점이 없습니다 사실 얼굴과 이름을 알게 된 것도 얼마 전 일이라, 낯설기만 합니다. 그래도 회사에 디자이너들이 설자리가 생긴다는 건 참 좋은 일입니다. 모든 인하우스 디자이너님들, 힘들지만 열심히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보자고요.
아무래도 특수한 직장이다 보니 더 디자인 관련 인력을 만나기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어느 날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제게 묻더군요.
"한선임 님, 미대 나오셨어요?"
"네"
(우와아아아ㅏ
"저 미대 나온 사람 처음 봐요(웅성웅성)"
네 같이 일하던 동료들의 모든 시선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저희 회사는 순환직이어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자주 바뀌다 보니, 매번 새로운 동료들이 올 때마다 저런 반응을 겪습니다. 가끔 재밌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가끔은 우리 속 원숭이 같을 때도 있습니다.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 바나나를 흔들어주세요-
미대나 온 디자이너, 거기에 저는 홍대 미대를 나온 디자이너로 제 실력보다 후광을 더 심하게 맞을 때가 있습니다 -후들러맞다 보면 진짜 내 실력 보고 실망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하지만, 우리는 잊으면 안 됩니다. 저들은 보노보노 피피티를 생산해내는 공돌이들이라는 걸...ㅎ-
수정이요? 30번 정돈 기본인 거 아시죠? 응. 그래 꼭 너도 다음 생에 디자이너로 태어나라.
가끔은 엄청나게 디자인에 무지한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미리내 캔버스 같은 곳에서 포스터 한번 만들어본 걸로 자기가 '디자이너'인 줄 아는 사람을 만납니다 거짓말 같죠? 진짭니다. 그런 가짜 디자이너는 제게 이런 명언을 남겼습니다.
'포스터 하나 만드는데 30번 수정 정돈 군 말없이 하셔야죠''글자 하나 바꾸는 건데 왜 기다려야 하죠?''저도 미리내 캔버스에서 포스터 만들 때 20번도 넘게 수정했었어요, 그 정돈 당연히 하셔야죠?' '그깟 수정하나 해주는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요?' 이 모든 말이 한 사람 입에서 나온 문장들입니다. 저보다 더 한 이야기도 들었는데 그래도 꽤 지난 일( 작년 10월 즈음)이라고 모두 기억나진 않네요. 30번 수정이 말이 쉽죠. 제가 그 당시 만들고 있던 포스터는 총 11개 사이즈로 바리에이션이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감이 오시죠? (30x11=330번의 자잘한 수정들) 한 가지 문장만 수정해도 제가 11개의 포스터를 재 수정하고, 회사 홈페이지 등 홍보 사이트 15곳 정도에 수정된걸 재배포해야 하는 일이니깐 하나만 바꾸면 하루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양이었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달랑 한 장 만들어본, 미리내 캔버스 포스터에 빗대며 아주 쉽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고요. 기가 차고 어이가 없었던 건 그 친구가 저보다 회사를 늦게 들어온 후임이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회사를 3년 넘게 근무 중에 있고 이제 입사한 지 6개월밖에 안된 어리디 어린 친구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 부아가 치밀더라고요. 하하.. 일주일도 안 사용할 포스터를 결국 정말 거의 30번 가까이 수정했습니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수정 요청들이었어요. 특별히 비주얼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문장이 오해를 불러오는 내용도 아니었죠. 그저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무조건 바꿔야 한다며 매일매일 다른 수정을 주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을 만나면 속으로 꼭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 너 꼭 다음 생엔 디자이너로 태어나서 너 같은 클라이언트 만나라'
이거 말고도 너무 많은 일들이 있는데 지금 딱 뇌리를 스치는 일들은 저 두 가지 정도이네요. 그밖에 갑자기 자기 피피티를 들고 와서 '뭐가 부족한지 설명해달라'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그냥 제게 수정을 던지듯 맡기시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몇 년 전 같이 일했던 부장님은 저를 '전문가 양반~'이라고 부르기도 했어요. 어딜 가던 한 명밖에 없는 -지금은 3명이지만- 디자이너였던 시절, '디자인'이라는 개념조차 없는 공돌이들과 생활하며 저도 많은 내력(?)이 쌓였네요. 지금은 30번 수정 정돈 토 달지 말고 하라는 말에, 그럴 거면 저 말고 다른 디자이너랑 일하라고 얘기할 수 있게 되었으닌깐요. (자매품 - '디자인이 뭐 별거야? 그냥 적당히 포장하는 거지' '쓰레기를 들고 오셔도 그럴듯하게 포장해드릴 테니 제대로 들고 오세요' ) 모든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다 저와 같은 상황이라곤 말할 수 없을 거 같네요. 어딜 가던 미친놈은 존재하는 법 하지만 회사에 다른 디자이너가 입사해 근무를 오래 해본 경험이 없는 곳이라면 각오하셔야 합니다. '나는 디자이너고, 나는 이것까지 할 수 있어'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면 무시당하기 정말 쉽습니다. 그리고 디자인 업무가 '주'가 아니라 '부'로 바뀌게 될지도 몰라요. 그들은 디자이너에게 무수히 많은 일들을 시키려고 하거든요. 늘 조심하셔야 해요.
네? 저요? 저도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온갖 고생을 도맡아 했죠. 때로는 '내가 디자이너 인가, 마케터 인가, 영업직인가' 고민도 많이 했어요. 결론적으로 지금은 균형을 잘 맞춰가며 회사생활을 즐기고 있긴 합니다. 이번 편은 웃픈 여담이었지만, 다음 편은 제가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했던 고군분투들이 이어질 예정이에요. 다들.. 다음 생엔 꼭 클라이언트로 태어나세요!
'포스터 하나 만드는데 30번 수정 정돈 군 말없이 하셔야죠'
'글자 하나 바꾸는 건데 왜 기다려야 하죠?'
'저도 미리내 캔버스에서 포스터 만들 때 20번도 넘게 수정했었어요, 그 정돈 당연히 하셔야죠?'
'그깟 수정하나 해주는 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요?'
이 모든 말이 한 사람 입에서 나온 문장들입니다. 저보다 더 한 이야기도 들었는데 그래도 꽤 지난 일( 작년 10월 즈음)이라고 모두 기억나진 않네요.
30번 수정이 말이 쉽죠. 제가 그 당시 만들고 있던 포스터는 총 11개 사이즈로 바리에이션이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감이 오시죠? (30x11=330번의 자잘한 수정들)
한 가지 문장만 수정해도 제가 11개의 포스터를 재 수정하고, 회사 홈페이지 등 홍보 사이트 15곳 정도에 수정된걸 재배포해야 하는 일이니깐 하나만 바꾸면 하루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양이었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달랑 한 장 만들어본, 미리내 캔버스 포스터에 빗대며 아주 쉽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고요. 기가 차고 어이가 없었던 건 그 친구가 저보다 회사를 늦게 들어온 후임이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회사를 3년 넘게 근무 중에 있고 이제 입사한 지 6개월밖에 안된 어리디 어린 친구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 부아가 치밀더라고요.
하하.. 일주일도 안 사용할 포스터를 결국 정말 거의 30번 가까이 수정했습니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수정 요청들이었어요. 특별히 비주얼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문장이 오해를 불러오는 내용도 아니었죠. 그저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무조건 바꿔야 한다며 매일매일 다른 수정을 주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을 만나면 속으로 꼭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 너 꼭 다음 생엔 디자이너로 태어나서 너 같은 클라이언트 만나라'
이거 말고도 너무 많은 일들이 있는데 지금 딱 뇌리를 스치는 일들은 저 두 가지 정도이네요. 그밖에 갑자기 자기 피피티를 들고 와서 '뭐가 부족한지 설명해달라'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그냥 제게 수정을 던지듯 맡기시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몇 년 전 같이 일했던 부장님은 저를 '전문가 양반~'이라고 부르기도 했어요. 어딜 가던 한 명밖에 없는 -지금은 3명이지만- 디자이너였던 시절, '디자인'이라는 개념조차 없는 공돌이들과 생활하며 저도 많은 내력(?)이 쌓였네요. 지금은 30번 수정 정돈 토 달지 말고 하라는 말에, 그럴 거면 저 말고 다른 디자이너랑 일하라고 얘기할 수 있게 되었으닌깐요. (자매품 - '디자인이 뭐 별거야? 그냥 적당히 포장하는 거지' '쓰레기를 들고 오셔도 그럴듯하게 포장해드릴 테니 제대로 들고 오세요' )
모든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다 저와 같은 상황이라곤 말할 수 없을 거 같네요. 어딜 가던 미친놈은 존재하는 법 하지만 회사에 다른 디자이너가 입사해 근무를 오래 해본 경험이 없는 곳이라면 각오하셔야 합니다. '나는 디자이너고, 나는 이것까지 할 수 있어'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면 무시당하기 정말 쉽습니다. 그리고 디자인 업무가 '주'가 아니라 '부'로 바뀌게 될지도 몰라요. 그들은 디자이너에게 무수히 많은 일들을 시키려고 하거든요. 늘 조심하셔야 해요.
네? 저요? 저도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온갖 고생을 도맡아 했죠. 때로는 '내가 디자이너 인가, 마케터 인가, 영업직인가' 고민도 많이 했어요. 결론적으로 지금은 균형을 잘 맞춰가며 회사생활을 즐기고 있긴 합니다. 이번 편은 웃픈 여담이었지만, 다음 편은 제가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했던 고군분투들이 이어질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