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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바닥 Feb 06. 2023

너 좀 지쳐 보여

은연중에 새어 나온 부정적 감정

별생각 없이 뱉은 말에 '너 좀 지쳐 보인다'라는 말을 돌려받았다. 왁자지껄 떠드는 단톡방에서 뱉어진 그 말풍선은 내 마음에 와서 콕 박혔다. 그 말을 한 지인과는 친한 사이가 아니었기에,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묻지 못했다. 


고민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내 말이 부정적이었나?', '내가 만났을 때 표정이 별로였나?'. '매번 안 좋은 이야기만 했던가?' 생각을 파노라마처럼 돌려보아도, 나는 그에게 그런 이야기를 별로 한 적이 없었던 것만 같았다. 


한 가지, 매번 '빨리 퇴근하고 싶다~'와 '그만두고 싶어'등의 징징거리는 말은 좀 했었다. 아무래도 그 때문인 것 같아, 단톡방에 "내가 그런 말을 자주 했던가?"와 "앞으론 자중할게"라는 말을 남기곤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농담 따먹기를 했다. 


회사를 오래 다니면서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은 많이 했다. 아무리 자주 이직을 해도, 아무리 자주 부서를 옮겨도 "결국 거기서 거기인 회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도 '나는' 내 인생이 어딜 향해 흘러가고 있는지 갈피가 불분명하다.


어디선가 은연중에 묻어 나오고 있는 부정적인 감정이, 글들로 빼곡히 채워진 카톡방 속에서도 전달됐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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